[천자칼럼] 작심삼일의 효용

입력 2013-01-02 17:08   수정 2013-01-14 09:32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영어로 1월(January)은 ‘야누스의 달’이다.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Janus)처럼 지난해의 잘잘못을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로 한 해를 시작한다는 뜻이 담겼다. 문제는 단단히 마음먹어도 며칠 못 가서 결심이 흐트러진다는 것이다. 한 리서치업체가 직장인 1300여명에게 새해계획 실천 여부를 물었더니 40.7%가 한 달을 못채웠다고 대답했을 정도다. 하루 만에 포기한 경우도 9.3%나 됐고 평균은 11일이었다.

미국 스크랜턴대 연구 결과에서도 새해결심의 목표달성률은 8%에 불과했다. 영국 정치가 체스터필드는 하도 답답하니까 “새해 초는 악의없는 거짓말이 용인되는 시즌”이라고 한탄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결심을 실천하지 못하는 게 의지박약 탓만은 아니라는 거다. 미국 심리전문가 조나 레허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인지능력 한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뇌가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량에 한계가 있어 새해결심처럼 복잡한 정보를 계속 관리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새해 결심은 하는 게 좋을까 안 하는 게 좋을까. 괜히 뭔가 시작했다가 자신에게 실망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 것도 같지만, 게임이론 분석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탄 토머스 셸링의 생각은 다르다. 비록 실패해도 결심을 어겼을 때의 ‘심리적 비용’이 커짐으로써 실천에 한 걸음 다가간다고 했다. 싸움이 붙은 두 나라 중 퇴로를 끊고 배수진을 친 쪽이 유리한 것과 비슷한 이치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는 이를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간단하게 요약했다. 작심삼일도 나름대로 효용이 있는 셈이다.

그 성공사례가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다. “저는 작심삼일과 라이벌이었어요. 못해도 사흘은 견뎌냈죠. 그러면 다시 날짜가 늘었고 마침내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성군으로 꼽히는 중국 상나라 탕왕이 청동 세숫대야에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정말 새로워지려면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라)’이란 글귀를 새겨놓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연, 금주, 규칙적 운동까지 저마다 의욕적으로 새해를 시작했겠지만 벌써 느슨해진 이들이 한둘이 아닐 게다. 그렇다고 결심을 포기하면 자신만 손해다. 사람이란 원래 결심을 실천하기 어렵게 생겨먹었다는 걸 인정하고, 거듭 새로운 각오를 다지다보면 조금씩 나아질 테니까. 물러터진 성격이라도 걱정할 건 없다. 사흘마다 새로 작심을 하면 될 게 아닌가.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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