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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주 지분 반대매매로 41%→3% 급감
태양광 전문기업 SDN의 최대주주 지분이 증발되면서 회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됐다.
SDN 최대주주인 최기혁 대표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회사 보유 지분이 기존 41.38%에서 3.05%로 급감했다고 2일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최 대표와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36.69%(735만주)가 반대매매로 시장에서 팔렸기 때문이다.
최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증권사 등에게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지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담보권이 실행되면서 대주주 지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최 대표 개인 지분은 1.98%(39만8242주)에 불과하다. 지난달 11일 퍼시픽에너지에게 매각키로 했던 33만550주를 계약 해지함에 따라 조만간 돌려받게 됐지만, 이를 합쳐도 지분은 3.63%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신주인수권 93만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현 주가보다 4배 가량 높아 현재로선 무용지물이다.
최 대표는 반대매매가 이뤄진 직후인 지난달 28일 경영권 매각 계약을 맺었다. 박준영 씨한테 지분 2.49%(50만주)와 경영권을 4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박 씨는 2월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진을 선임하면서 주식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경영권 매각에도 SDN이 적대적 M&A 노출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분 2.49%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엔 역부족하다는 평가다. 현 주가 기준으로 2.49%의 가치는 6억3500만원에 불과하다.
SDN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52억원에 영업적자 10억원을 냈지만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 227억원, 자기자본 56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까지 2년 이상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SDN 실적도 꺾였지만 회사 자체는 건실하다"며 "대주주 지분이 순식간에 증발한만큼 기업사냥꾼들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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