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프랜차이즈, 해외서 길을 찾다] 코리안치킨, 'KFC 나라'에 도전장 던지다

입력 2013-01-03 16:15   수정 2013-01-10 15:12


1회: 68년 빵집 외길 '파리바게뜨', 뉴요커를 사로잡다
2회: 코리안치킨, 'KFC 나라'에 도전장 던지다
3회: 빕스, '불량'의 중심에서 식품안전을 외치다
4회: '70억 입맛', ○○해야 잡는다
5회: '글로벌 브랜드' 날개를 달아라


"'코리안 치킨' 때문에 KFC를 끊었어요."

지난해 연말 그렉 매덕 씨(53)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BBQ 매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프라이드 치킨을 샀다. 그는 미국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KFC에서 BBQ로 단골을 바꾼 뒤 뉴저지 집 앞 BBQ 매장을 자주 찾는다. 이날 만난 매덕 씨는 귀갓길 BBQ에서 자녀들에게 먹일 치킨을 사는 여느 한국인 아버지처럼 흐뭇한 표정이었다.

"BBQ에서 코리안 치킨을 처음 맛 봤을 때 깜짝 놀랐어요.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KFC 치킨은 짠맛이 강하고 기름기가 많은 반면 코리안 치킨은 감칠맛이 나고 담백해요. 프라이드와 훈제치킨뿐 아니라 다양한 소스의 양념치킨이 있어 골라 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글로벌 자본주의 시장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 맨해튼 번화가 미드타운에선 한국인에게 익숙한 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뉴요커들은 브로드웨이 공연 시간을 기다리며 카페베네의 '고구마라떼'와 '김치바게뜨'를 먹는다.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먹는 문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연휴기간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케이크는 매일 100개 이상 판매된다.

같은 날 맨해튼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만난 사만다 마졸라 사이쿨라 씨(23)는 자신을 '한국 단팥빵 마니아'라고 소개했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파리바게뜨에서 처음 한국의 단팥빵을 먹었어요. 미국 빵은 달고 색깔이 요란하지만 한국식 빵은 원재료의 맛과 특성이 그대로 살아 건강한 느낌이 들었죠. 뉴요커들의 입맛을 잡았으니 어느 나라에서든 '단팥빵 마니아'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 프랜차이즈 종주국에 '역수출'…비법은?



미국의 프랜차이즈 시장은 총 8800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다. 가맹점 수만 90만 개에 달한다. 특히 뉴욕은 전 세계 관광객들과 글로벌 브랜드들이 몰려들어 '프랜차이즈 업계 메이저리그'로 불린다.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자본주의 본고장에 브랜드를 '역수출'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시티서치 등 소비자평가 사이트에서 5점 만점에 4.5점을 받았다. BBQ는 현지조사 업체로부터 'KFC 치킨보다 맛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카페베네의 객단가는 10달러로 스타벅스보다 2배 높다. 한국 업체의 미국 시장 반격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BBQ는 웰빙 바람이 분 미국 먹거리시장에 '올리브유 치킨'을 들고 갔다. 2005년 미국에 트랜스지방 줄이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기름에 튀긴 닭이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이 퍼졌다. '올리브유를 사용해 건강에 좋다'는 BBQ의 캐치프레이즈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매장에서 뉴요커들의 눈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케이크 진열대'다. 미국에선 섬세한 손기술을 필요로 하는 생크림케이크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 기존 베이커리 매장에는 생크림보다 다루기 쉽고 유통기한이 긴 버터케이크가 주로 판매된다.

한국 업체들이 미국 베이커리 시장의 빈틈, '손기술'을 무기로 내세웠다. 뉴요커들은 손기술을 강조한 우리 제품을 '감각적인 맛(sophicicated taste)'으로 표현했다.

카페베네는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는 없는 '공간'을 만들었다. 스타벅스는 임대료가 높은 뉴욕에서 이익을 내기 위해 테이크아웃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한다. 스타벅스 매장에 앉을 자리가 늘 부족한 이유다.

서서 커피를 마시던 뉴요커들이 660m²(약 200평) 규모의 카페베네 매장에서 책을 보고, 연인을 만난다. 5개의 스타벅스 매장에 둘러싸인 카페베네 타임스스퀘어점에 하루 1800명의 고객이 찾는다. 

◆ '달러벌이' 본격 시동

미국 시장에 안착한 한국 업체들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에 나서 '달러벌이'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로열티 문화가 정착돼 있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로열티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상표사용권리·상품 제조·매장 운영 등의 노하우를 제공하면서 받는 대가다. 미 던킨도너츠 가맹본부의 경우 가맹점 매출의 8%를 로열티로 받는다.  

현재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에서 47개 매장을 운영하는 BBQ는 올 연말까지 150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가맹사업을 시작해 동부지역에 5개점을 오픈한다. 탤런트 한예슬을 비롯해 교민들과 18개점의 가맹 계약을 완료한 카페베네는 2015년까지 50~70개 신규점을 열기로 했다.
 
윤현석 카페베네 해외사업본부 이사는 "창업수요가 높은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가맹점주들이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면서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 향상 차원에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왔다면 이젠 가맹사업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지 인터뷰-박정욱 BBQ 미주법인장>


문: 현재 미국시장에서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답: 메뉴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라도와 경상도민 입맛이 다르듯 미국도 주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에 차이가 있다. 이번에 뉴욕의 유명 셰프인 안젤로 소사와 함께 메뉴를 개발했다. 소사는 레스토랑 '소셜 이츠'의 셰프이자 비빕밥 버거의 개발자로 알려져 있다. 이달 미국에서 메뉴 시연회를 하고 매장 메뉴를 전부 바꿀 예정이다. 메뉴 개발에 50만 달러 이상을 썼다.

문: 현지인들이 배달문화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나.

답: 미국 소비자들에게 배달문화는 아직 생소하다.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전단지 부착, 자택 배달 등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잘못 들어갔다간 총 맞는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한국과 같은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배달전용 매장을 카페형으로 바꾸고 있다. 전체 매장의 60~70%를 카페형으로 만들고, 나머지 30~40% 정도만 배달전용 매장으로 남겨둘 방침이다.

문: 미국시장에서 목표는.

답: KFC를 잡는 것이 목표다. 현지업체가 우리 제품과 KFC 제품을 비교 시식한 결과 우리 제품의 맛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양한 메뉴와 건강에 좋은 올리브유로 미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광활한 영토의 미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역본부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 =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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