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영화 '뽀로로' 만리장성 넘는다

입력 2013-01-03 16:39   수정 2013-01-04 05:19

24일 동시 개봉
CJ, 中 스크린 6천~8천개 확보…최대 규모




방송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히트작인 ‘뽀로로’가 극장용 버전으로 제작돼 한국과 중국에서 개봉된다. 중국과 공동으로 제작한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이 글로벌 시장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극장판 3D(3차원)애니메이션 ‘뽀로로 슈퍼썰매 대모험’을 오는 24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한다고 3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200여개 스크린, 중국에서는 ‘쿵푸팬더2’의 4000여개 스크린보다 많은 6000~80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80억원. 판권소유자인 오콘과 아이코닉스 등이 순제작비의 25%를 부담했고 중국 문화부의 사업자회사인 ACG가 30%, CJ엔터테인먼트와 창투사 등이 45%를 각각 투자했다. 중국에서는 자국 기업이 30% 이상을 투자하고 제작에 참여하면 중국산으로 분류해 수입쿼터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한다. 자국산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부 제작 과정은 중국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중국 측은 자국 시장에서 얻은 흥행수익의 90%와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흥행수익의 30%를 가져간다. 오콘 등은 중국 흥행수익의 10%를 저작권 로열티로 챙긴다. 또 ‘뽀로로’에 대한 중국 내 캐릭터 사업 수익을 전액 가져온다. 한국 측 투자사들은 한국 흥행수익의 100%와 중국을 제외한 세계 흥행수익의 70%를 갖는다.

제작사인 오콘 측은 다음달 베를린 필름마켓 등에서 30여개국에 수출해 해당 국가 사정에 맞춰 상영할 계획이다. DVD와 TV방영권 등도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2004년께 ‘뽀로로’ 애니메이션이 방송됐지만 외국산 애니메이션 규제 정책으로 중단됐다. 그러나 많은 중국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뽀로로’를 알고 있으며, 이번 영화가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해 스크린을 대량으로 확보했다고 오콘 측은 설명했다.

극장판은 방송용보다 캐릭터가 많고 스케일도 크다. 슈퍼썰매 챔피언이 되고 싶은 뽀로로와 친구들이 특별훈련을 받고 얼음나라 ‘노스피아’로 모험을 떠나면서 겪는 이야기. 악당 불곰 푸푸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지면서 ‘착한 마음’과 ‘나쁜 마음’ 중 누가 강한지 시험대에 서게 된다. 방송용에서는 볼 수 없던 ‘악당 불곰’ 푸푸와 ‘엄친호랑이’ 백호, ‘배달챔피언’ 토토 등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특히 설원의 레이싱은 3D영상으로 펼쳐져 생동감이 넘친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영화시장이다. 2011년 178억위안(약 3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290억위안(약 4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62%나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스크린 수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팽창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1만1800개로 늘어났다. 한국에 비해 영화시장은 3배, 스크린 수는 5배 규모다.

그러나 수입 규제 정책으로 외국 영화는 연간 40여편에 그치고 그것도 대부분 할리우드영화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 영화는 중국에서 매년 3~4편 개봉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미니멈개런티를 받고 수출하기 때문에 흥행 수익을 가져오지 못한다.

김일호 오콘 대표는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을 부가가치가 큰 중국시장에서 대규모로 개봉하고 캐릭터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뽀로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2년마다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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