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발해 지난해 시작됐던 ‘시위버스’(주최측 주장 희망버스)가 5일 다시 부산으로 출발한다. 지난해 이 문제로 여아 정치권, 시민단체 등 전국이 갈등을 겪은 바 있어 비슷한 상황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등이 모인 ‘비상시국회의’에 따르면 이들은 5일 아침 서울 대한문 앞에서 시위버스를 출발시킬 계획이다. 철탑농성 장기화에 항의하고 최근 잇따르고 있는 노동자의 자살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키자는 취지라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버스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이도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신보선 시인 등 500여명이 나눠 탄다.
시위버스의 첫 번째 목적지는 울산 현대자동차 철탑농성 현장이다. 농성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지지의 의미다. 밤에는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추모 촛불집회를 한다. 최강서 한진중공업노조 조직차장이 최근 회사의 손배가압류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이곳을 방문하는 계기가 됐다. 촛불집회를 한 뒤에는 최 조직차장의 빈소가 있는 부산 대교동 구민장례식장을 조문한 뒤 밤 11시께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주최측은 “또 다른 철탑농성장이 있는 평택 쌍용자동차, 부당노동행위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성기업도 추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해 시위버스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번 시위버스를 계기로 지난해의 전국적 갈등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고공농성 등 개별 사안에 대한 직접적 정치적 개입으로는 오히려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는 면도 있다”며 “일부 노동계에서 촛불집회, 버스행사, 시국대회 등으로 몰고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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