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야! 놀자] 김승태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입력 2013-01-04 10:36  

김승태의 신나는 수학여행 - 비밀이 없는 회랑

여기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성바오로 대성당의 ‘속삭이는 회랑’~!! 그 한쪽에서 영국 첩보기관인 MI6 소속 두 첩보원인 007 제임스본드와 006 승타이기무가 비밀리에 접선하여 이번 임무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007 제임스본드 : 006 승타이기무~! 이번 임무는 어쩌고저쩌고 ...

006 승타이기무 : 뭐? 이번 임무가 어쩌고저쩌고라고?

007 제임스본드 : 쉿~! 조용~! 우리 말이 새나가면 본부의 위치가 노출되어 위험하니 이번 임무 중에는 특별히 말 조심하고...

006 승타이기무 : OK~!

그런데... 그 다음날, 본부인 MI6는 폭탄에 시원하게 날아갔다~!! 도대체 어떻게 본부가 노출된 걸까? 006과 007, 둘 중의 하나가 배신을? 아니면 둘이 얘기를 할 때, 그 근처에 슈퍼청력을 가진 스파이가 있었을까?

사실 성바오로 대성당의 꼭대기에 있는 돔으로 가는 259개의 계단을 오르면 돔의 아래 둘레를 따라 빙 도는 복도가 나오는데 이곳이 그 유명한 ‘속삭이는 회랑(whispering gallery)’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복도 한쪽에서 작은 소리로 속삭인 말이 바로 옆에서는 안 들려도 반대편의 특정한 장소에서는 또렷하게 들리는 특이한 현상 때문이다. 이런 신기한 현상의 원인은 타원형으로 생긴 천장에 있는데, 그림에서 보듯이 타원은 두 개의 ‘초점’이 있어서 그중 한 초점에서 소리를 내면 음파가 타원에 반사되어 다른 초점에 모이게 된다. 즉, 한 초점 A에서 나지막이 속삭인 소리를 다른 초점 B에 있는 사람은 또렷하게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속삭이는 회랑 효과’를 내는 곳은 미국에도 있는데, 국회의사당의 스태추어리 홀이라는 곳이다. 문제는 비밀스러워야 할 이런 곳에 그런 현상이 생기도록 설계된 이유이다. 혹시 누군가 뭔가를 몰래 엿듣기 위한 의도가 있진 않았을까? ^^

여하튼 한 초점에서 쏜 음파가 다른 초점에 이르게 되는 타원의 성질을 이용한 것은 또 있다. 바로 신장 결석을 치료하는 ‘결석파쇄기’라는 의학기기이다. 그 원리는 먼저 욕조 안에 환자를 잘 눕혀 환자의 콩팥이 타원의 한 초점에 위치하도록 해놓고, 결석파쇄기 내의 다른 초점에서 충격파를 발생시키면, 타원으로 생긴 결석파쇄기의 면에 반사된 충격파가 콩팥 내의 결석에 모여 신체에 손상을 주지 않고 결석에만 충격을 주게 되어 돌을 깨뜨리는 것이다. 그 외에 타원은 지구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이 지구 주위를 돌도록 하는 궤도를 디자인할 때도 사용되는데, 이 궤도가 타원일 경우가 원일 경우보다 위성의 속도도 빠르고 오래도록 지구 주위를 돌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이렇듯 실생활과 별반 상관없을 듯한 타원조차도 건축, 의학, 과학에 두루두루 널리 쓰이고 있으니, 정말 현대에서 수학을 모르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란 불가능한 걸까?

김승태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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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영어로 말장난하기

영어에 유명한 수수께끼 중 “What do you call a deer with no eyes? (눈이 없는 사슴을 뭐라고 부를까?)”라는 것이 있다. 이 질문에 대해 “No idea(모르겠는데).”라고 말하면 정답이 된다. 아니, 모른다는 답이 어떻게 정답이냐고? “No idea”를 한번 발음해보라. “No-eye deer(눈 없는 사슴)”랑 똑같이 들린다.

이와 같은 말장난을 영어로 pun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하자면 ‘언어유희’.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개드립’이라고나 할까? 실제 영어 회화에서 이런 pun은 꽤 자주 사용된다. 이런 것을 모르면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남들은 다 웃고 있는데 대체 뭐가 웃긴 것인지 몰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어 자막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이런 pun을 한국어로 옮겨버리면 그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땐 영어에 어떤 종류의 pun이 있는지 알아두고, 이를 통해 영어 의미 자체를 느껴봐야 한다.

pun의 유형으로는 위와 같은 발음을 이용한 pun도 있고,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pun도 있다. 가령 “I quit gymnastics because I was tired of hanging around the bars.”와 같은 표현은 중의적이기에 웃음을 자아낼 수 있다. bar는 기본적으로 ‘막대기’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철봉은 영어로 ‘chin-up bar’라고 한다. 참고로 턱걸이가 영어로 ‘chin(턱을)-up(위로)’이다. 위 문장은 맨날 이런 철봉 따위에 매달리는 것이(hang, 매달리다) 지겨워져서 체육관(우리말로 하자면 헬스장)을 그만뒀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bar가 술집을 의미하고, hang around라는 표현은 ‘딱히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놀다’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즉 위 문장은 맨날 운동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 가서 술 마시며 노는 것이 지겨워서 체육관에 다니는 것을 그만두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문장 구조를 이용한 pun도 있다. 다음의 대화를 보자.

영희 : “Please call me a cab.”

철수 : “OK. You’re a cab.”

위와 같은 대화를 들은 원어민이라면 배꼽을 잡고 웃지는 않더라도, 한번 피식 정도는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일까?

‘동사+명사+명사’ 형태는 문법적으로 두 가지 구조가 있다. 하나는 ‘간접목적어-직접목적어’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목적어-목적보어’ 구조이다. 전자의 경우 ‘~에게 ~을’로 해석되고, 후자는 ‘~를 ~라고’로 해석된다. 그래서 call A B 형태도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A에게 B를 불러주다’ 혹은 ‘A를 B라고 부르다’로 해석된다. 위 대화에서 영희는 전자의 구조로, “나에게 (콜)택시를 한대 불러줘”라고 말한 것이다. 물론 철수는 그 뜻을 알아들었겠지만, 일부러 후자의 구조, 즉 “나를 택시라고 불러줘”라는 의미로 해석해 “그래 알았어. 넌 택시야”라고, 소위 말하는 ‘개드립(?)’을 친 것이다.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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