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분간 쏟아진 거대한 물줄기는 헨리 가족과 다른 휴양객들을 휩쓸어버리고 리조트를 폐허로 만든다. 마리아와 장남은 극적으로 서로를 발견해 나무 위로 올라간다. 다리를 다친 마리아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생명이 위독한 상태. 그러나 그녀에겐 남편과 두 아들의 생사가 더 중요하다.
2004년 12월26일 동남아에서 발생해 30만여명의 사상자를 낸 인류 사상 최대 쓰나미에 얽힌 실화를 담은 영화 ‘더 임파서블’(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이 오는 17일 개봉된다.
영화는 재난을 당한 가족들이 서로를 애타게 찾는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는 데 중점을 뒀다. 사춘기에 접어든 장남은 부모에게 반항하고, 동생들을 함부로 대한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자 홀로 남겨진 다른 어린이를 구출하고, 혼잡한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원하는 바를 모아 전달하면서 한 뼘쯤 성장한다. 단순한 가족애를 넘어 인간애를 그린 영화인 셈이다.
무엇보다 쓰나미 장면의 사실성이 뛰어나다.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라 거대한 수조에 물을 담아 한꺼번에 쏟아내는 방식으로 촬영했다. 폐허도 마찬가지. 축구장 8개 크기의 공간에 가구와 집기 등을 부숴 폐허로 만들었다. 이로써 CG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질감을 구현해냈다.
현장에서 구출 장면은 인상적이다. 마리를 발견한 원주민 노인은 힘이 부족해 그를 업지 못하자 폐허 더미 위로 질질 끌고 간다. 마리아는 바닥의 이물질이 살갗을 파고들자 고통스런 비명을 지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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