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사전 결재 없이 회사와 자신의 공동명의로 특허를 출원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로 기소된 전자부품업체 U사 기술개발담당 임원 김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환송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옛 발명진흥법 등에 따르면 직무 발명에 대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발명자인 종업원에게 있다”며 “사전 승계계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업원이 자기 명의로 특허를 출원하더라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특허권을 회사에 승계하기로 하는 명시적·묵시적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결론냈다.
김씨는 2006년부터 기술개발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발팀 직원들에게 다듬도록 해 5건의 발명을 완성했다. 김씨는 이 중 4건을 회사와 공동 명의로, 1건은 자신과 회사 공동대표의 명의로 각각 출원했다가 기소됐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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