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김범석 쿠팡 사장 인터뷰 “기업 목표는 성장이 아니라 행복입니다”

입력 2013-01-07 17:16   수정 2013-01-07 19:25

“직원 800명의 행복이 그들의 가족 3000명의 행복을 이끌어냅니다. 이들이 느낀 행복은 다시 고객과 사회로 퍼져나갈 겁니다. 이것이 쿠팡이 만들어나가고 싶은 기업의 모습입니다.”
  
김범석 쿠팡 사장(35·사진)에게 "단기간에 회사를 키운 비결이 뭐냐"고 묻자 뜬금없이 ‘행복’이란 단어가 되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기업의 목표는 ‘성장’이 아닌 ‘행복’이라고 말했다. 사회의 행복에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일명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직원 수는 2010년 8월 4명에서 현재 750여명으로 200배 가까이 늘었다. 쿠팡은 설립 1년 9개월만에 15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업계 1위로 도약했고, 신생 벤처기업으로는 드물게 흑자도 내고 있다.

김 사장은 직원들의 행복을 챙겨주는 기업문화가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다. 쿠팡은 전체 직원의 98%를 정규직으로 뽑고 직원 배우자와 자녀의 상해보험까지 지원하는 등 직원복지에 우선 투자하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김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직원들은 교대로 돌아가며 출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는 ‘굿모닝 쿠팡’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쿠팡에는 ‘조문리’로 불리는 희한한 직함도 있다. 각 부서마다 투표를 통해 6명을 뽑아 조직문화리더(조문리)로 선출한다. 직원들 스스로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다른 부서 직원들과 점심 식사하고 ‘인증샷’을 찍으면 식사비용을 대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내 역할은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재량권을 주고 목표를 달성하면 확실하게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갖춰야 직원들이 일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직장인은 대개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낸다”며 “일하는 것이 재미있고 행복하지 않으면 불행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쿠팡은 1978년생인 김 사장이 만든 세번째 회사다. 하버드대학 재학시절 대학생 잡지 ‘커런트’를 만든 후 뉴스위크에 매각했고, 2004년엔 명문대 출신 독자를 타깃으로 하는 월간지 ‘빈티지미디어’를 설립하고 이 역시 매각했다. 이후 하버드비즈니스스쿨(MBA)에서 그의 기업관을 바꾼 교수를 만났다. 바로 ‘혁신기업의 딜레마’로 유명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다. 김 사장은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도 사회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크리스텐슨 교수의 강의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사회 행복에 기여하는 기업을 만들면 죽어도 후회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은 중장기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나스닥 상장이 1차 목표지만 코스닥 시장 상장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쿠팡이 추구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선 사업모델을 보다 단단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IPO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매버릭캐피탈, 알토스벤처스 등 해외 펀드로부터 3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중 절반이상은 자기자본 투자로 회수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중장기 투자금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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