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대부' 원경선 풀무원농장 원장, '100년 농사' 마치고 다시 흙으로…

입력 2013-01-08 17:14   수정 2013-01-09 00:36

노환으로 별세…풀무원 회사葬

"흙도 생명"…1976년 첫 유기농 시작
5년뒤 장남 원혜영 의원 풀무원 세워



“흙도 살아 있는 생명이라고 원경선 할아버지는 믿었습니다. 흙 속에 미생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영양분이 많고, 병충해에도 강하며, 살아 있다는 증거였습니다.”(2010년 ‘창비’ 발간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 42쪽)

한국에 유기농법을 처음 도입해 ‘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원경선 풀무원농장 원장이 8일 새벽 1시49분 경기도 부천 순천향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0세.

원 원장은 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6세에 아버지를 여의면서 농부의 길로 들어섰다. 40세 되던 해인 1955년, ‘생명이 살아 숨쉬는 농업 공동체’를 꿈꾸며 경기도 부천에 땅 3만여㎡(약 1만평)를 개간한 게 풀무원농장의 시작이 됐다. 이후 1976년 경기도 양주로 농장을 옮긴 뒤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시작하면서 한국 최초의 유기농민단체인 정농회를 설립했다.

‘대장장이가 쇠를 달굴 때 풀무를 사용하듯, 사람도 농사일로 풀무질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게 한다’는 게 원 원장의 신념이었다. 풀무원이란 이름도 이런 뜻을 담은 것이다.

1988년 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해 빈곤타파 운동을 벌였다. 1992년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세계환경회의에 참석해 한국식 유기농 실천운동을 해외에 알리기도 했다. 이후 경제정의실천연합 산하기구로 1992년 시작된 환경개발센터(현 환경정의)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2004년부터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새로 일군 풀무원농장으로 거처를 옮기고, 인근에 평화원 공동체를 세워 공동체 운동을 이어갔다. 유기농을 통해 환경보호와 보존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녹색인상, 1995년 유엔 글로벌 500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수상했다.

장남인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아버지 농장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1981년 창업한 풀무원은 30여년이 지난 지금 매출 1조5000억원 규모의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원 의원이 정계에 진출하면서 1993년 경영권을 넘겨받은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원 의원의 서울대 동기)은 풀무원 브랜드 제품 매출의 0.1%를 ‘지구사랑기금’으로 적립,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돕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풀무원은 원 원장이 평생 실천해온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충북 괴산의 연수원 로하스 아카데미에 ‘원경선 원장 기념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혜영, 차남 혜석(미술가), 딸 혜옥·혜진·혜주·혜덕·혜경, 사위 하중조(KT&C엔지니어링 대표)·송영관(전 상명고 교사)·김창혁(회사원)·김준권(정농회장)·유진권(전 중앙일보 기자), 며느리 안정숙(전 영화진흥위원장)·류정희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 장지는 인천시 강화군 파라다이스 추모원이다.

장례는 풀무원홀딩스 회사장으로 치뤄지며, 장례위원장은 전성은 전 거창고 교장이 맡았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9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02)3410-6915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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