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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나면 유보않고 모두 배당으로 빼내가…은행 증권 등 '체력'떨어져
- 법인 분리했음에도 인사권 독점, 전문성없는 인사는 여전…'무늬만'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농협중앙회의 물적분할에 의해 설립됐고,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증권, NH-CA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농협선물 등 7개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말 현재 자산 243조원에 달해, KB 우리 신한 하나금융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무늬만 금융지주일 뿐, 사실상 인사, 조직운용, 사업측면에서 농협중앙회의 간섭과 금융분야에 대한 ’홀대'가 심해 금융 자회사를 통솔하는 제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 '무늬만'금융지주 소속, 인사권은 중앙회 독점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하순 농협은행 부행장과 부서장 등 자회사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가 아닌 농협중앙회의 의중대로 인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농협 고위관계자는 “이번 농협은행 등 자회사 인사는 농협중앙회가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농협금융지주가 여기에 따르는 형식이었다"고 밝혔다.
취임 7개월째를 맞는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색깔은 이번 인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다. 개인의 능력 등 전문성을 따지기보다 ‘순환배치'와 ’지역안배'를 강조하는 전형적인 ‘농협중앙회 스타일’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사뿐만 아니라 영업과정에서도 농협중앙회의 금융에 대한 간섭은 끊이지 않는다. 모 농협지주 관계자는 ”영업을 확대하기위해 지점을 늘리고 싶어도 일부 경쟁력이 떨어지는 조합장들의 부탁을 받고 농협중앙회가 반대하는 바람에 지점설치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농협중앙회가 농협은행의 임원비율은 줄이도록 하는 반면 농협중앙회의 방만한 임원은 유지토록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301/201301099320u_2013010996841.jpg)
◆농협은행 배당성향 50%대, 이익
농협은행의 경우 농협중앙회가 배당으로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 위기에 대응할 ’체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조만간 2012년 배당률이 결정될 것"이라며 "농협은행은 부실 여신 증가나 경기 하락 등과 관계없이 막대한 배당금을 중앙회에 퍼줘야 하기 때문에 위기대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010년~2011년 농협은행의 배당율은 7.5%이고,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엔 8.5%, 2009년엔 8.0%였다. 배당율은 단위 조합에서 농협중앙회에 출자한 금액 가운데, 배당으로 나눠주는 비율을 말한다. 통상 ‘시장금리+알파’수준이 적합하지만 농협은행의 경우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배당성향의 경우에도 2010년 49.37%, 2011년 52.89%로 은행 가운데 배당성향이 25%로 가장 높은 기업은행의 2배 정도다.
이로인해 농협은행의 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지난해 9월말 현재 105.27%로 130~150%인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에 비해 낮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3.71%로 14~15%대인 다른 시중은행보다 낮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내부유보를 해야할 자금을 과도한 배당으로 빼가는 것은 농협은행의 건전성,수익성,자본적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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