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코리안치킨, 'KFC 나라'에 도전장 던지다
3회: 빕스, '불량'의 중심서 '식품안전' 외친 이유는?
4회: '지구촌 70억 입맛' 전쟁, ○○이 필요하다
5회: '글로벌 브랜드' 날개를 달아라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커리 브랜드 '폴'과 '포숑'은 최근 중국에서 망신을 당했다. 중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가 조용히 철수한 것. 실패한 결정적인 원인은 '고집'이었다. 달고 화려한 빵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건강식 프랑스 빵을 들이밀었다.
베이징에 사는 주부 청링 씨(33)는 포숑 빵을 '종이 맛'으로 기억한다. 그는 "중국의 최대 고급 백화점인 신광천지에서 빵을 사 먹은 뒤 실망했다" 며 "종이처럼 맹맹한 맛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반면 KFC는 15억 명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죽과 두유를 아침 메뉴로 내놓고 '베이징 닭고기 버거' 등 현지인에 맞춘 메뉴를 개발해 중국인을 움직였다. 세계 1위 맥도날드도 중국에선 KFC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지구촌 70억 명의 입맛을 잡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어느 길을 걷게 될까. 이들은 현재 현지화와 표준화의 경계선에 서 있다.
◆현지화냐, 표준화냐. 그것이 문제로다
파리바게뜨의 중국 매장에는 '육송빵'이 있다. 빵 위에 다진 고기를 얹은 조리빵이다. 잘게 찢은 오징어포를 빵과 함께 먹는 맛. 한국인에겐 생소하지만 기름진 음식과 조리된 빵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겐 최고 인기다. 한 매장에서 하루 50개 이상씩 팔린다.
지난달 21일 베이징 난징 파리바게뜨에서 만난 문상준 SPC 베이징·톈진 법인장은 "80 대 20 법칙을 쓴다"고 말했다. 한국 고유의 빵은 80%, 현지에 맞게 개발한 빵은 20%로 비율을 맞춘다고.
"한국식 빵 문화를 전파하면서도 현지인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지인의 입맛에만 맞추다 보면 파리바게뜨 고유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죠. 최적의 비율은 80 대 20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레스토랑 빕스는 샐러드바가 고민이다. 중국인들은 찬 음식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빕스는 샐러드바보단 스테이크에 주력해 '스테이크하우스'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미국은 중국과 사정이 다르다. 이미 해외 각국에서 들어온 프랜차이즈 음식에 길들여져 거부감이 없다. 바게뜨 위에 김치를 얹어도 신선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종주국에 일찌감치 정착된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미국에서 한국식 배달 문화를 표준화하려다 실패를 맛봤다. 사생활에 민감한 미국 소비자들에겐 배달 문화가 생소하기 때문. 대문 앞에 전단지를 붙이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BBQ는 결국 배달 전용 위주인 매장 대부분을 '카페형'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중국에선 '현지화와 표준화의 적절한 조화'가, 미국에선 '문화와 소비행태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가격경쟁력은 어떤지 보니…
"중국의 다른 빵집보다 맛은 좋은데 가격이 비싸요. 가격이 내렸으면 좋겠어요."(리훼이·33)
"맨해튼 뚜레쥬르에 오면 보통 12~15달러(1만2000~1만5000원)를 써요. 한 두개 사먹을 땐 가격 부담이 없지만 일주일치 빵을 살 때는 조금 망설여지죠."(리차드 조·37)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들은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엔 고개를 갸웃거렸다.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뚜레쥬르, 투썸, 빕스 등이 한국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현지 업체들과 비교하면 5~10% 가량 높은 수준이다.
리훼이 양은 "비슷한 피자빵을 중국 빵집에 사면 1~5위안(170~850원) 정도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업체 관계자들은 '적정 가격'이라고 설명한다.
SPC의 문 법인장은 "중국 물가가 낮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며 "중국의 임금상승률과 1인당 GDP 상승률을 고려하면 중국인들의 소비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연평균 10% 이상 임금이 오르고 있다.
박정욱 BBQ 미주법인장은 "미국의 히스패닉계는 경제 불황의 여파를 많이 받는 편이지만 백인 사회에선 가격보다 메뉴의 품질이 우선된다" 며 "올해 물류라인을 구축해 유통비를 줄이고 품질 유지에 신경을 쓴다면 미국 사회에서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K-프랜차이즈' 열풍되려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돈'이 된다는 가맹사업에선 속도가 더디다. 현재 80여개의 한국 프랜차이즈업체들이 해외 공략에 나섰지만 정작 가맹사업을 하는 곳은 드물다.
대부분 해외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지서 만난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들은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면 진정한 'K프랜차이즈' 열풍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며 제품 매출로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
현재 미국에서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카페베네. 중국에선 SPC그룹이 6개의 파리바게뜨 가맹점을 갖고 있다.
SPC는 그간 시험적인 성격으로만 가맹점을 운영했지만 앞으론 공격적인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안착하기까진 약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프랜차이즈 시장의 금광'으로 불린다. 미국은 로열티 문화가 정착돼 있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중국은 면적이 넓어 가맹점 확대가 유리하다.
미국 뚜레쥬르 맨해튼점의 최경림 점주(54)는 "현지인 가맹점주를 통해 뚜레쥬르를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며 "다만 대형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교민 상권을 침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맨해튼/베이징=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고영욱, 18세女에 "우리, 밤에 은밀하게…" 충격 폭로
▶ 유명女배우, 생방송 중 '19금 성행위' 돌발 행동…'경악'
▶ 20대男 "부킹女와 모텔 갔지만…" 반전에 충격
▶ 女교사, 트위터에 올린 음란한 사진 '헉'
▶ 이봉원, 박미선 몰래 사채썼다 빚이 7억 '충격'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