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권 남용' 비판도…"영세기업이 되레 피해"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지수화한 평가지표를 만든다. 시는 기업 CSR 평가 점수를 시가 발주하는 사업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시가 사업 발주를 내세워 민간 기업들에 CSR을 강요하는 건 행정권 남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는 지난달 31일 ‘기업의 CSR 계약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연구용역’을 발주, 오는 16일까지 연구용역 사업자 신청을 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용역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시는 대·중소기업 등 기업의 규모와 특성에 따른 CSR 활동을 점수화한 구체적인 지표를 올 상반기 중 만들 예정이다.
기업의 CSR 활동을 지수화한 평가지표를 만드는 건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서울시가 처음이다. 시 재무과 관계자는 “국내에서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정부 쪽에서 민간을 대상으로 CSR을 점수화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10년부터 기업의 CSR 국제표준인 ISO26000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 표준은 단순한 가이드라인일 뿐 점수화된 지표는 아니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상반기 안에 연구용역을 마무리한 뒤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가 발주하는 용역 등의 사업자 선정시 CSR 점수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시가 만든 지표에 따라 매겨지는 CSR 점수가 낮은 기업은 앞으로 서울시와의 계약에서 감점이나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2011년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발주한 일반계약 규모는 2조700억원, 계약 건수는 1만1000여건에 달한다. 시는 중앙정부에도 지방계약법에 CSR 지표를 의무 반영토록 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시는 CSR 지표를 만들게 된 배경으로 “기업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로 인해 부의 양극화가 초래되고 소외계층이 발생됐다”는 설명을 한다. 시가 발주한 과업지시서에도 ‘기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영업활동을 하기보다는 단기적 이윤을 추구, 사회·경제적 갈등이 표출되고 대기업에 대한 불신이 증대됐다’고 적혀 있다.
또 기업들 사이에 기업의 사회적 공헌 활동이 사회적 투자가 아닌 시혜적 활동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모습으로 인해 (서울시가) CSR 확산을 위한 계약제도 모델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업을 발주하는 지자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민간기업에 CSR을 강요하는 건 월권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자발적인 CSR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시가 앞장서 CSR 점수로 기업들을 평가하겠다는 의도가 애초부터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의 도입 취지와 달리 대기업에 비해 영세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재무과 관계자는 “CSR 지표는 가급적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기보다는 점수가 높은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해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이 경제적·법적 책임뿐 아니라 환경, 인권 등 사회의 폭넓은 분야에서 책임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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