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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만난 의사가 던진 첫 질문은 “보험이 있습니까?”였지요. 무슨 뜻인지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가까스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 그래. 00생명에 가입했었지.’ 보험을 확인한 후에야 병원은 빠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차고 의식 없이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며 두 손을 꼬옥 잡았습니다. 혼자만의 느낌이었을까요. 남편의 얼굴 근육이 약간 떨리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홀로 무의식의 세계를 헤매고 있었고, 나는 한숨과 눈물로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며칠 뒤 영사관에서 나온 직원이 통역을 해준 뒤에서야 “남편 상태가 장기화할 것 같다”는 말이라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진단명은 뇌출혈이었습니다.
매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중환자실로 들어간 지 보름쯤 되는 날, 담당 의사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남편 분이 숨을 거두셨습니다.” 순간 무릎이 풀썩 꺾였습니다. 병원 직원의 말은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15일 안에 병원비를 해결하지 않으면 시신을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곁에서 안타까운 얼굴로 통역해준 영사관 직원 덕분에 간신히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얼굴도 보지 못한 남편은 벌써 냉동실에 들어갔고,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시신도 찾을 수 없다고 하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떨리는 손으로 보험회사 컨설턴트에게 전화했습니다. 사정을 들은 그녀는 나보다 더 놀라 한참을 대답하지 못하더군요. 그러더니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제 말 똑똑히 들으세요. 서류는 한 번에 처리해야 합니다. 늦어지면 시신을 못 찾을 수도 있어요. 필요한 서류는요….” 제정신이 아닌 나에게 그녀는 하루에 몇 번씩 전화를 걸어 서류 처리를 확인해 주었습니다.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지만 그녀의 조언 덕에 터키어로 된 서류를 영어로 공증받고, 한글로 공증받는 이중 삼중의 일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보험금도 제때 수령해 병원비를 납부했지요. 그제야 가슴을 쓸어 내리며 남편이 떠난 슬픔을 받아들인 나는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래, 난 혼자가 아니야. 우리 사랑하는 딸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게요, 여보.’
시신을 돌려받던 날, 나는 컨설턴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만일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모든 일을 혼자 어떻게 감당해 냈을까요.
남편은 먼 나라로 떠났지만, 나는 남편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사랑으로 들어놓은 보험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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