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영 동국제강 사장 "철강의 봄? 조선·건설 살아나야 온다"

입력 2013-01-14 16:59   수정 2013-01-15 00:29

CEO 투데이

철강제품값 오르는건 인도 채굴 금지 탓
후판 경쟁력 높이기 올인…2015년부터 쇳물 생산




“철강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업황 시나리오별로 탄력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해나가겠다.”

남윤영 동국제강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14일 기자와 만나 “철강제품 가격 상승은 인도 정부의 채굴 금지로 철광석 가격이 오르는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바오산강철은 작년 12월부터 다음달까지 3개월 연속 철강제품 출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포스코 등 국내 메이저 철강사들도 열연강판 등의 할인폭을 줄이면서 실질적인 가격 인상에 나섰다. 남 사장이 이 정도 움직임만으로 철강업황이 턴어라운드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하는 이유다.

남 사장은 “철강 시장이 회복하려면 장기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조선 건설 등 수요 산업부터 살아나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만성적인 공급 초과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시장 진단은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남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동국제강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기획 자재 등의 업무를 주로 맡다가 35년 만인 지난 2일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취임 이후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생산 현장이다. 3일 동국제강 당진공장과 인천제강소, 4일 포항제강소와 부산공장을 각각 방문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가 있는 곳을 제강소, 철강 반제품을 가져와 가공하는 곳을 공장이라고 부른다.

남 사장은 현장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과 저녁까지 함께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불필요한 형식과 격식을 싫어하고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린다. 남 사장은 “현재 경영 여건에서는 남보다 빨리 변화하고 대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올해는 전력투구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부산공장에서는 가열로와 압연라인, 창고동을 일일이 살피면서 생산 효율화 작업이 잘 되고 있는지를 집중 점검했다.

남 사장은 “경영 환경이 불확실할수록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고부가가치 열가공제어(TMCP) 후판을 새로 선보이는 등 주력인 후판 판매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발레와 함께 건설하고 있는 브라질 고로제철소가 예정대로 2015년부터 쇳물을 생산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사장은 “외부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내부 문화를 잘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시무식에서 “고객이 없으면 회사도 없다”며 가장 기본이 되는 고객과 전문성, 소통, 책임의식 등 네 가지를 키워드로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고객은 영업에만 있는 게 아니라 원료와 생산 부문에도 있다”며 “우리를 위해주는 모든 사람이 고객이라는 생각을 갖고 발로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 조직을 영업, 구매, 생산의 세 부문으로 명확히 구분했다. 남 사장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각자 맡은 업무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정보와 지식, 지혜를 주고받아 가공하는 문화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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