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하나대투, 흔들리는 DCM 입지

입력 2013-01-17 16:09  

이 기사는 01월16일(11: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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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본시장(DCM)에서 하나대투증권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유동화 금융팀을 통째로 뺏긴 데 이어 DCM 총괄 임원마저 '웅진 사태'로 인해 해임돼서다.

제대로 된 DCM 영업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면서 연초 잇따라 나오는 대규모 회사채를 손 놓고 바라만보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올 들어 대기업 회사채에 대한 주관업무를 단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주춤했던 회사채발행시장이 연초 들어 살아나면서 A급 이상 회사채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주관업무는커녕 인수단에조차 이름을 못 올리고 있다. 지난 15일 LG생활건강이 발행한 5000억원의 회사채에는 총 6개 증권사가 인수단에 참여했다. 우리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뿐 아니라 이트레이드 LIG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도 이름을 올렸지만 하나대투증권은 빠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단행된 인사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말 투자은행(IB) 부문에서 4명의 임원을 해임했다. 이중 절반이 채권 관련 임원이다.

지난해 9월 웅진홀딩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문책성 인사 성격이 짙다. 하나대투증권은 웅진홀딩스 회사채∙기업어음(CP) 인수와 판매 등으로 평가손실을 입었다.

하나대투증권은 회사채 주관·인수업무를 총괄하는 DCM실을 실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다가 이번 주 초 종전 구조화 금융실장을 DCM실장으로 발령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대투증권 보다 하나금융지주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안다"며 "업무 공백이 생기다 보니 올 들어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는 하나대투증권의 유동화 금융팀 인력이 모두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이동했다. 통신사의 자산유동화 업무를 주로 맡던 조직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통신사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통신사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단말기 할부대금채권 유동화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어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통신사 ABS시장을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 KDB대우증권이 장악했지만 최근에는 다른 증권사의 참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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