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퇴직자 재무설계는
비과세 '종신형'에 관심
즉시연금 등에 대한 세법 개정안이 17일 확정되면서 부유층과 퇴직자들이 재무설계를 다시 해야 할 상황이다. 한꺼번에 2억원을 초과해 납입하는 상속형 즉시연금에 대해선 앞으로 이자소득세(15.4%)를 물어야 하는 만큼 종신형 연금으로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액이 종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춰지는 만큼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대한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
○법 시행 전까지 가입하면 비과세
우선 개정 세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상속형 즉시연금에 돈이 몰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세법을 소급해 과세할 수는 없어서다. 정부는 다음달 4일까지 입법 예고를 한 뒤 15일께 개정 세법을 시행할 계획이다.
장준영 외환은행 반포퍼스티지WM센터 PB팀장은 “가입액 10억원, 10년 유지를 가정할 때 즉시연금의 이자 지급액이 정기예금보다 최고 1억5000만원 정도 많다”며 “법 시행일 전까지 상속형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상속형 즉시연금의 과세 방안에 대해 최악은 피했다는 입장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장기 저축성 보험의 과세 대상을 5억원 초과로 정할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만족스럽지 않아도 전액 과세를 피하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즉시연금에 2억원 미만 가입한 사람이 전체의 81% 수준이다. 대다수는 이번 세법 개정에 따른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즉시연금의 종류는 상속형과 종신형, 확정기간형 등 세 가지인데, 지금까지는 상속형의 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다. 생존기간 이자를 받아 생활하다 사후에 원금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수요가 많아서다. 확정기간형 연금의 경우 원래 소득세 납부 대상이어서 인기가 없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종신형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됐다. 성열기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센터장은 “중도 해약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종신형 즉시연금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종합과세 피하자”…주식 관심
이번에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액도 하향 조정됐다. 이자와 배당소득이 한 해 2000만원을 넘을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돼 최고 41.8%의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때문에 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지거나 이자·배당을 기간별로 나눠 수령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대표적인 게 주식형 상품이다.
한상언 신한은행 투자상품부 팀장은 “한꺼번에 이자 소득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간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자를 매달 나눠서 받는 월 지급식 주가지수연계증권(ELS)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자산을 부부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조윤식 신한은행 PB분당센터 팀장은 “배우자에 대한 증여가 10년간 6억원까지 비과세되기 때문에 우선 증여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조재길/김일규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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