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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열사 대부분 적자…허경수 회장 사재로도 지원
- "전체 차입 줄고있어…신사업 레포츠 성과 기대"
GS그룹 방계 코스모그룹의 계열사들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자금 돌려막기'를 지속하고 있다. 우량 계열사가 비우량 계열사에 자금을 잇따라 대여해주고 있다. 지주회사 격인 코스모앤컴퍼니에는 허경수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 지원하고 있다.
'자금 돌려막기'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우량 계열사로 재무 위험이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새롭게 진출한 레포츠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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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망코리아 제외한 전 계열사 ‘적자’
코스모그룹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경수 회장이 이끄는 회사다. 1981년 설립돼 현재 유가증권상장사 코스모화학, 코스닥상장사 코스모신소재 등 상장기업 2개사를 지배하고 있다. 또 건설업(코스모건설), 레저 및 스포츠업(마루망코리아, 코스모레포츠) 등 비상장 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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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그룹 주요 계열사 8곳 중 2011년 사업연도에서 흑자를 기록한 곳은 마루망코리아와 코스모화학, 코스모신소재 등 총 3곳이었다. 지난해에는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신소재도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마루망코리아를 제외한 전 계열사가 적자의 늪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합성수지업체 코스모산업과 코스모정밀소재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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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도는 계열사 '자금 주고받기'
코스모그룹은 계열사들의 재무 위기를 계열사 자금 지원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지주회사 격인 코스모앤컴퍼니가 거래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글로벌(129억원), 코스모화학(87억원), 마루망코리아(39억원) 등 그나마 자금 상태가 나은 계열사한테서 자금을 대여받았다. 허경수 회장도 직접 사재를 털어 코스모앤컴퍼니에 110억원을 지원했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산은캐피탈을 상대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코스모앤컴퍼니가 지난해 차입한 금액만 46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달 자금은 대부분 비우량 계열사 지원에 사용됐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코스모산업에 137억원, 코스모건설에는 88억원을 대여했다. 코스모건설 대여금은 출자전환 형태로 채무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코스모에스앤에프, 코스모건설에도 각각 15억원, 6억원을 대여하고 있다. 코스모앤컴퍼니의 계열사 대여자금은 총 250억원 수준이다.
다른 계열사 간 자금조달도 활발하다. 자본잠식에 빠진 코스모산업의 자금 차입이 가장 많다. 코스모산업은 코스모앤컴퍼니(137억원) 뿐 아니라 코스모건설(37억원), 허 회장(30억원)에게서도 자금수혈을 받았다.
코스모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간 자금 거래가 오래 지속된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차입금 연장의 건이지 신규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전체 차입 규모는 현재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계열사 위험 이전 우려
그룹 전체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상장 계열사의 실적도 덩달아 악화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2011년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손실을 내고 있다. 단기차입금이 증가해 부채 규모도 확대됐다. 주가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월 7500원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5000원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핵심 계열사인 코스모화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매분기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순이익은 1분기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1월 1만9000원 선에서 거래됐던 주가는 현재 반토막 났다.
코스모그룹은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한편 계열사 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한 흑자 계열사인 마루망코리아는 지난해 12월 한국산업은행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신사업인 스포츠 패션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진행된 계열사 간 거래도 눈에 띈다. 코스모에스앤에프와 코스모글로벌은 의료 및 레포츠 사업부분을 코스모엘앤에스에 양도했다.
코스모그룹 관계자는 “코스모신소재와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아 실적이 받쳐주지 않았던 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지 그룹 전체 상황과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그룹 내 레포츠 사업에서 시너지를 보기 시작하면 전체적으로 재무상태도 양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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