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울트라북에 통신기능 강화하고 이동성 높인 PC 곧 출시"

입력 2013-01-24 15:30  

Cover Story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

회의 때마다 폰·펜·노트 따로따로
이런 불편 어떻게 해소할까 생각하다 갤럭시노트 콘셉트 떠올라
7인치 태블릿PC는 들고 다니며 영화보기 좋은 최적의 사이즈
SNS 가능한 갤럭시카메라처럼 가전 제품에 IT플랫폼 탑재…다양한 서비스 제공할 것




삼성전자 IM(정보통신·모바일)사업부문에는 사장만 다섯 명이다. 신종균 사장이 IM부문장으로 총괄 업무를 맡고 이철환 사장은 개발실, 홍원표 사장은 미디어솔루션센터, 김재권 사장은 글로벌운영실, 이돈주 사장은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IM부문에 사장이 이처럼 많은 것은 회사 수익 기여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IM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3분기 68.1%에 달했다. 이익을 많이 내다보니 담당 임원들도 초고속 승진했다. 이돈주 사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가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을 맡은 것은 2009년이었다. 옛 소련 국가들이 결성한 독립국가연합(CIS) 소속국 현지법인 업무를 총괄하던 그는 스마트폰 사업을 되살리라는 특명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는 삼성전자가 ‘옴니아2’로 스마트폰 시장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애플 아이폰에 눈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개발자들과 함께했다. 이후 갤럭시S 시리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승진을 거듭했다. 2011년 부사장으로 올랐고, 지난해 12월5일 사장에 선임됐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한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갤럭시는 엄밀히 말해 ‘브랜드’로 출발한 게 아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내장했다는 것을 뜻하는 명칭이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구축했던 OHA(open handset alliance)의 초기 멤버였다. 그때부터 안드로이드 OS의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기획했다. 삼성의 안드로이드 제품군을 알릴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갤럭시라고 이름을 지었다.”

▷다른 회사 제품들과 차이가 나는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갤럭시S를 처음 내놓았을 땐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만든 스마트폰을 제대로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광고도 (안드로이드 쪽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강조하는) 선언적인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개발과 영업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콘셉트에 맞게, 일관되게 소비자와 소통을 한 것이 시장에 먹혔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세계 9위까지 오르는 데 갤럭시가 큰 기여를 했다. 지금은 갤럭시S 시리즈의 차기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몇 달 전부터 루머가 쏟아져나올 정도다. 전 세계에서 관심이 대단해 개인적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휴대폰에 펜을 꼽아넣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사소한 불편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다보면 아이디어가 나온다. 중요한 회의를 할 때마다 스마트폰 따로, 펜 따로, 노트 따로 들고 다녔다. 소지품이 많아 불편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불편을 해소할까 생각하다가 ‘갤럭시노트’ 콘셉트가 떠올랐다. 갤럭시노트를 들고 다니니까 지금은 다이어리를 따로 갖고 다니지 않는다. 중요한 메모나 아이디어는 곧바로 스마트폰으로 정리하고,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는다. 제품력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는 얘기가 많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전 세계 소비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까다롭고 전문적으로 제품을 평가하고 구매한다는 게 세계 IT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삼성 제품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품질의 우수성뿐 아니라 삼성 브랜드에 대한 높은 신뢰가 빚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삼성이 내놓은 7인치 태블릿PC가 최근 들어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7인치 태블릿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활용 방법을 연구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였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더 큰 화면에서 시원하게 영화를 보거나 웹서핑을 하고 싶어하지만, 가볍게 들고다니는 것도 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분히 큰 사이즈로 동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무겁거나 불편을 느끼지 않는 최적의 사이즈가 7인치라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전자 PC사업부가 지난해 무선사업부로 통합됐다. 삼성이 내놓을 새 PC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여러 계획을 세우고 검토 중이다. 태블릿PC와 울트라북에 통신 기능을 강화시키고 이동성을 높인 PC 제품을 조만간 내놓으려고 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모바일 기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컨버전스(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거나 합쳐지는 일)가 가속화할 것이다. 어떤 종류의 IT 기기를 쓰는 것과 관계없이 소비자들은 매끄러운 IT 경험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업계 선도자들의 공동 노력으로 컨버전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모바일 시장은 가장 빠르게 변하고, 성장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과 IT 기술의 연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도 IT 플랫폼이 탑재돼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연결된 기기) 트렌드는 올해 IT 업계의 큰 흐름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가지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가 시도될 것이다. 삼성전자도 준비하고 있다. TV 등 가전제품에서부터 모바일 기기에 이르기까지 ‘커넥티드 디바이스’ 흐름에 맞는 제품을 준비 중이다. 커넥티드 디바이스 분야에서 삼성은 지금 최적의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진을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는 ‘갤럭시 카메라’가 대표적인 사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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