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産 세탁기, 美 수출 '빨간불'

입력 2013-01-24 17:19   수정 2013-01-25 02:09

세탁기 수출길 막혀…WTO 항소 검토
삼성 '애플 특허소송' 역전 발판 마련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23일(현지시간) 한국 기업과 관련한 두 가지 안건에 대해 엇갈린 판정을 내렸다.

삼성전자LG전자 세탁기에 대해서는 10%가 넘는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확정, 사실상 한국산 세탁기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그러나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해 특허 침해를 이유로 수입금지를 권고한 지난해 10월 예비판정은 재심의키로 결정, 애플과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한국 세탁기 수출길 막힌다

ITC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수출하는 한국·멕시코산 드럼세탁기에 대해 “덤핑으로 미국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반덤핑관세 및 상계관세 부과를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은 11.14%, LG는 13.03%, 대우일렉은 154.71%의 관세를 내야 수출할 수 있다.

이번 건은 2011년 월풀의 제소로 시작됐다. 미 상무부는 조사를 거쳐 지난해 말 이 같은 관세율을 결정했으며 ITC가 이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한 드럼세탁기에 한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는 중국 등 다른 곳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ITC 판정에 동의할 수 없다. 세계무역기구(WTO)나 미국 무역법원에 항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 갤럭시, 수입금지 무효화되나

ITC는 이날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수입금지를 권고했던 지난해 10월의 예비판정을 재심의키로 결정했다. 삼성의 재심 요청을 받아들였다.

토머스 펜더 ITC 판사는 지난해 10월 애플이 수입금지를 요청하자 “삼성전자가 애플의 네 가지 특허를 침해했다”고 예비판정을 내렸다. 삼성이 침해했다고 본 애플의 특허는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등 상용특허 3건과 디자인특허 1건이다.

업계에선 재심사 결정이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심에 따라 이번 특허 침해에 관한 최종 결정일이 3월27일로 미뤄진 때문이다. ITC가 최종 판정을 내리면 미 대통령은 이 판정 수용 여부를 60일 안에 결정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주력 제품인 갤럭시S3 갤럭시노트10.1 등은 당초 수입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10억5000만달러’의 손해배상액이 걸린 두 회사의 1차 특허소송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너제이 지역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빠르면 이달 안, 늦어도 2월에는 배상금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현석/심성미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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