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45)은 2008년 스릴러 ‘추격자’(504만명)를 시작으로 ‘전우치’(606만명) ‘거북이 달린다’(302만명) ‘완득이’(531만명) ‘도둑들’(1302만명)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덕분에 국내 최고 수준인 6억원대의 출연료를 받는 톱스타가 됐다. 충무로에서 주연으로 첫 히트작을 낸 뒤 최단기간에 정상으로 도약한 셈이다.
그가 다음달 6일 개봉하는 임순례 감독의 코미디 영화 ‘남쪽으로 튀어’에 출연해 류승완 감독의 액션 대작 ‘베를린’과 흥행 경쟁을 펼친다. ‘느리게 살기’를 예찬하는 이 영화는 돈 한푼 벌지 못해도 집안에서 큰소리 치며 사는 엉뚱한 가장 최해갑과 그 식구들에 관한 이야기다. 28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베를린’에도 출연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는데 ‘남쪽으로 튀어’를 선택한 건 색깔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조미료(MSG)를 첨가하지 않고 원재료의 맛을 살린 캐릭터와 드라마가 매력적이었죠. 출세와 돈에 관한 집착을 다 버리고 식구들과 함께 남쪽으로 튀고 싶다는 바람을 불러올 겁니다.”
국내에서 번역 출판돼 밀리언셀러가 된 일본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 원작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에서 최해갑은 남들과 다르게 살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고교를 중퇴하겠다는 딸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부추긴다. 복잡한 도시살이, 각종 세금과 고지서가 싫어 섬으로 이주하지만 여기서 자신의 땅을 포함한 섬 전체를 개발하려는 회사와 정면 충돌한다. 이런 상황을 늘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게 이 영화의 묘미다.
“저는 여태껏 분명한 색깔을 지닌 작품들을 선택해 왔습니다. 시나리오가 좋아도 아류들은 (출연을) 거절했어요. 설령 설정이 새롭지 않더라도 전개 방식이 새롭다면 색깔이 뚜렷한 것이지요. 가령 ‘추격자’의 대본은 아무런 설명이 없는 대사들이 전부 살아 있는 ‘날것’이었어요. ‘거북이 달린다’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형사 주인공이 독특했고, ‘완득이’는 클라이맥스가 없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지요.”
한국 영화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한 ‘도둑들’은 자신의 출연작 중 비주얼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극중에서 입은 옷도 제일 비쌌다. “관객들은 ‘연기파 배우인 줄만 알았더니 와이어 액션도 할 수 있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그는 전했다.
“이번 영화는 성인동화 같은 판타지를 담았습니다. 원작소설의 캐릭터는 더 개인적이고 극단적이에요. 우리네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해 제가 각색에 참여해 한국적인 정서를 입혔어요.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강조했고요. 주인공이 공무원이나 개발업체 직원들과 충돌할 때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과 인간은 얼마든지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존재라는 철학을 담아냈어요.”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대모도와 여서도, 청산도 등에서 지난해 여름 두 달간 촬영하느라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민박집에서 방 하나에 3명씩 잠을 잤다.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았고, 스태프들은 모기떼를 막기 위해 개인 모기장을 사용해야 했다고 한다. 그에게 연극 무대에서 오래 무명으로 지내다 뒤늦게 스타가 된 소감을 물었다.
“정상에 선 기간이 짧으니까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어요. 일부 젊은 스타들은 1년간 광고 출연만으로도 제가 10년간 벌 돈을 챙기더군요. 그러나 제겐 그들보다 느긋하게 살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요. 시류에 휩쓸리지도 않고요. 앞으로 우디 앨런이나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노년에도 관객들이 저를 찾도록 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춰 가고 싶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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