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석 규모 '원형경기장'…술 마시며 요란한 응원 가능
거리 짧지만 선수엔 '공포 홀'…하루 입장객, 슈퍼볼의 2배
이번 주말 미국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다.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한국시간 2월4일 오전 8시30분)이 개최되는 데다 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미국 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일요일 오후 피닉스오픈 우승자가 결정된 직후 바로 슈퍼볼이 시작된다.
피닉스오픈은 일반 골프대회처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지 않는다. 대회장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 스타디움코스(파71·7216야드)의 16번홀(파3)은 2만여석 규모의 스탠드가 홀을 감싸고 있어 고대 로마시대의 원형 경기장을 연상시킨다. 갤러리들은 여기서 맥주 등을 마시며 고함도 지르고 음료수 병을 집어던지는 등 떠들썩한 응원전을 펼쳐 마치 프로풋볼 경기장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16번홀은 ‘골프의 해방구’
거리가 162야드에 불과해 선수들에게는 쉬운 ‘버디홀’이지만 이곳의 버디 확률은 16%에 불과하다. 이 홀에 서면 선수들은 연장전에서 우승을 다투는 듯한 압박감에 시달린다. 잘 치면 프로풋볼의 ‘터치다운’처럼 함성이 터져나오지만 실수하면 야유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갤러리들에게 이 홀은 ‘골프의 해방구’지만 선수들에게는 ‘공포의 홀’이다.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버바 왓슨과 벤 크레인(이상 미국)은 티샷을 한 뒤 마이크를 잡고 30초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리키 파울러(미국)는 모자를 여러 개 겹쳐 쓰고 티샷을 한 뒤 모자를 갤러리들에게 나눠줬다. 올해도 어떤 선수가 쇼맨십을 보여줄지 관심사다. 우즈가 1997년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갤러리들을 광란으로 이끈 사건이 역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하루 17만명 몰려…나흘간 50만명
피닉스오픈은 메이저대회도 아니고, 총 상금(620만달러) 규모도 그저그렇고, ‘흥행 보증수표’ 타이거 우즈(미국)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나오지도 않지만 역발상 마케팅으로 투어 내 최다 관중 동원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스코츠데일의 인구는 21만7385명(2010년 기준). 대회 기간 이곳을 찾는 사람은 5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3라운드 하루에만 17만3210명이 몰려 2008년 3라운드에서 기록한 17만802명의 투어 단일 최다 갤러리 수를 경신했다. 올해 슈퍼볼이 열리는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의 메르세데스-벤츠 슈퍼돔 관중석은 7만6468석이다. 슈퍼볼 입장객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는 셈이다. 주최 측은 이 대회가 스코츠데일에 2억2000만달러의 경제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회장 인근 애리조나주립대 학생들은 동문 선배인 필 미켈슨(미국)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낸다. 첫날 조 편성도 미켈슨과 파울러, 제이슨 더프너 등 미국에서 최근 인기 높은 선수들로 구성했다.
○‘파4 홀인원’ 나온 17번홀
17번홀은 332야드에 불과한 파4홀이다. 장타자들은 드라이버를 치면 ‘1온’이 가능하다. 이글뿐만 아니라 더블이글(알바트로스·파4홀에서 1타, 파5홀에서 2타 만에 홀아웃하는 것)이 나올 수 있다.
PGA투어에서 ‘파4 홀인원’은 딱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 중의 진기록이다. 바로 이 홀에서 나왔다. 2001년 대회 17번홀에서 앤드루 매기가 티샷한 볼이 그린에서 퍼팅을 준비하던 톰 바이런의 퍼터를 맞고 홀로 사라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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