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銀 3000억·하나 2500억 '고배당' 추진 논란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약 9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1년 순이익(11조8000억원)보다 약 22% 줄었다. 지난해 은행권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도 2011년(0.66%)에 비해 하락한 0.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순이익의 30% 정도를 배당할 계획이라고 금융감독당국에 보고했다.
○은행 실적 ‘선방’ ROA는 ‘악화’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이 2011년에 비해 2조6000억원이나 줄었지만 금감원은 물론 은행들도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2011년 순이익에는 현대건설 매각에 따른 특별이익 3조2000억원과 하이닉스 매각 관련 특별이익 5000억원이 포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 감면과 면제가 확대된 데다 이자이익도 줄면서 전체 은행권의 순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이란 우려를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이라며 “2011년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작년에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어든 점도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 평균 ROA는 0.47~0.49% 선으로 은행업종의 수익성과 생산성 수준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1.10%에 달했던 은행권 ROA는 2009년 0.40%까지 떨어졌다가 2011년 0.66%까지 회복됐지만 작년에 다시 0.5% 밑으로 내려앉았다.
○SC 3000억·하나 2500억 ‘배당’

배당성향은 낮아졌지만 외국계 및 일부 국내 시중은행들은 나름대로 선방한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고배당 잔치’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이번에 배당성향을 70% 이상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액수로 따지면 3000억원이 넘는다. SC는 작년에 2000억원(배당성향 84%)을 배당했다. 한국씨티은행도 배당성향이 47%에 이른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이 이익의 절반인 2500억원가량(배당성향 50%)을 배당에 쏟아붓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은 데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까지 앞두고 있어 고배당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SC·씨티 등 외국계 은행과 하나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에 고배당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가계·기업여신 부실에 대비하고 잠재적 손실에 대한 흡수능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고배당을 강행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장창민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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