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한계기업 공통점
거래소 "사후 심사 강화"
수입 중고차 유통업체 로엔케이는 2011년 7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작년 말까지 전력선통신(PLC)칩 전문업체 파워케이 지분 51%를 86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작년 12월27일 지분 33.2%만 취득할 계획이라고 정정했다. 지난해 3월 말에는 일본계 투자회사인 갈릴레오파트너즈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10월 돌연 취소했다.
지난해 로엔케이가 정정 공시를 한 횟수는 총 28건. 2011년 말 900원이었던 주가는 스마트그리드 사업 진출과 자금조달 기대감에 작년 6월 3895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2310원으로 내려와 있다.
◆정정공시 ‘상습범’ 한계기업 많아
로엔케이처럼 공시 내용을 수시로 바꿔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주가가 하락하는 ‘정정공시 상습’ 상장사가 속출하고 있다.
31일 한국경제신문이 거래소에 의뢰해 201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47곳을 대상으로 ‘정정 공시(결산 관련 공시 제외)’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정정 공시를 5회 이상 제출했고 전체 공시 건수 중 정정 공시 비율이 50%를 넘는 업체는 로엔케이 이엔쓰리 알앤엘바이오 등 총 9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부분은 재무구조가 부실한 ‘한계 기업’이다. 대우송도개발 솔로몬저축은행 배명금속은 2012년 상장폐지됐다. 로엔케이 이엔쓰리 알앤엘바이오는 작년 9월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률은 각각 37.48%, 49.83%, 13.93%다.
2012년 연간 사업보고서 기준 ‘50% 이상 자본잠식’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 상태가 1년 더 지속되면 상장폐지된다.
상습적인 곳을 제외한 대부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정정 공시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정 공시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상장사는 202곳으로 전체 유가증권 상장사의 27%를 차지했다. 정정 공시를 5회 미만으로 낸 상장사는 전체의 90% 이상이었다. 감독기관의 보완·정정 요청 등 외부 요인 또는 추가 확정 사항 등 때문에 불가피하게 정정 공시를 한 비율은 55.7%에 달했다.
◆상습 정정공시 사후 심사 강화
거래소는 ‘정정공시 상습범’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규모 공급계약 등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공시를 발표한 뒤 슬그머니 정정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서다.
서정욱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공시부장은 “정정 공시를 수시로 제출하는 상장 법인에 대해서는 사후 심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정정 공시가 의도적인지 등을 꼼꼼히 살펴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하거나 과실이 클 경우 상장폐지실질심사 등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설명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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