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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내 회사채 만기 물량, 주요 대기업그룹 중 최대
- "이미지 타격 등 부정적 영향" 전망
- "회사채 안정성에는 긍정적" 의견도
![](http://www.hankyung.com/photo/201302/201302047031u_2013020444381.jpg)
SK그룹은 연내 4조30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상환하거나 차환발행 해야 한다. 이미 상당수 계열사가 조달계획을 확정하고 투자자 동향을 관찰하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이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 오너 위험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1일 SK증권에 따르면 SK그룹의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물량은 4조3007억원이다. 현대자동차 삼성 LG를 포함한 국내 주요 대기업그룹 중 가장 큰 규모다. 월별로는 2월과 9월에 각각 5300억원, 9907억원의 만기 물량이 집중돼 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SK그룹의 신규 사업과 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올해 6조원 안팎의 자금조달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에만 SK E&S SK케미칼 SK C&C 등의 회사채 만기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오너 공백으로 그룹 차원의 글로벌 경영 전략 등 의사 결정이 늦어질 것"이라며 "그룹 이미지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선호도가 떨어지면 계열사의 조달비용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주식 선물 투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실제 일부 계열사 회사채는 이날 전일 대비 30bp 안팎 수익률이 상승해(채권 가격은 떨어진 채) 거래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우량한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계열사가 많아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채권시장이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신용평가사도 정치적인 이슈에 예민한 상태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대개 AA급 이상에 포진해있다. AAA를 갖고 있는 SK텔레콤을 비롯해 AA급에는 SK SK가스 SK루브리컨츠 SK브로드밴드 SK에너지 SK종합화학 등이 있다. SKC SK건설 SK해운 SK하이닉스 SK케미칼 등은 A급이다. 그룹 후광 효과 등으로 최 회장의 법정 구속이 결정되기 전에 수요예측을 마친 SK에너지와 SK건설은 무난하게 투자자를 확보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올 들어 계열사의 독립 경영 체제가 강화된 데다 오너 공백에 따른 신규 투자 지연이 회사채 안정성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측을 못했던 사안이 아니고 개별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SK그룹은 삼성이나 현대자동차그룹과 달리 기술 진보가 빠르고 글로벌 투자가 핵심인 산업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다"며 "사업의 불확실성 축소라는 점에서 오히려 오너 공백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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