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동흡을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3-02-05 17:10   수정 2013-02-05 22:15

김정은 정치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헌법재판소장이 공백상태가 된 지 5일로 보름째를 맞았다. 전임 이강국 소장은 지난달 21일로 임기를 마쳤다. 후임은 공중에 떠 있다. 헌재 재판관 한두 명 차이로 다수의견이 갈릴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은 결정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송두환 재판관이 소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그 역시 임기가 4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헌재소장은 국회가 임명동의를 해줘야 한다.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 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임명동의 절차는 중단됐다.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법이 남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과 위장전입 등 적잖은 흠결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난처한 상황에서 여권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한 채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 이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와 이에 동의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방법이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는 “이번 인선은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만큼 당선인이 결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정작 당사자인 이 후보자는 자진사퇴 압력에 굴하지 않은 채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정치권은 ‘네탓’ 공방에만 열중한다. 민주통합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사태를 마무리지어야 할 청와대와 대통령직 인수위가 서로 핑퐁을 하며 책임을 미루고 있으니 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겸하고 있는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은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당사자의 자진사퇴 결단을 국회가 강요하는 것은 정상적 절차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동안 새누리당이 이 후보자의 진퇴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것은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를 순조롭게 통과하도록 ‘협상카드’로 쓰려는 정치적 의도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 및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다루는 최고의 헌법기관이다. ‘헌재소장 공백 장기화’라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이 시급하다. 우선 당사자인 이 후보자가 하루 빨리 진퇴를 결정하는 게 새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다. 청와대와 당선인 측도 서로 책임을 미루지 말고 입장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김정은 정치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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