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장이 누구'인가에 성공 달려
민경찬 <연세대 교수·수학, 科實聯 명예대표 kcmin@yonsei.ac.kr>
![](http://www.hankyung.com/photo/201302/2013020658001_2013020681231.jpg)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 산업기술 연구개발, ICT 산업 진흥, 방송통신 융합 및 진흥, 과학기술정책, 연구개발 예산 총괄조정 등을 엮도록 설계됐다. 우리 주위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서로 다른 속성과 문화를 가진 영역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미래에 대한 비전, 철학을 우선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하면서도 말이다. 기술이전과 산업기술혁신 촉진 관련법 및 원자력 연구개발 등 주요 요소들이 이관되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성공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다. 성공적인 정책은 정부가 바뀌어도 지속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많은 사람이 선뜻 동의하는 것은 이 거대 부처가 5년 후 흩어질 것이고 이름도 다시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정권마다 부처의 모양이 바뀌어왔던 과거 사례에 비춰 새 정부는 이 조직의 첫 출발을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먼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 부처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창조경제에 기여하도록 할 것인지, 그 생태계의 지도를 섬세하게 그려내야 한다. 지금 만들어놓지 않으면, 부처 책임자의 특성에 따라 본래의 취지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이 거대 조직이 각 영역의 특성을 살리며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야 컨트롤 타워로서의 기능이나 정책이 제대로 나올 수 있다. 그동안 정부 부처의 많은 사업이 파편적으로 운영돼 비효율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긴 안목을 가지고 발전시켜야 한다. 장관이나 정권 차원의 단기성 성과나 치적쌓기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좋은 일자리, 창업, 성장 동력을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없다. 정책들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만들어야 역으로 빠른 성과를 일굴 수 있다.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도 1~2년은 걸린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이 모였는데, 이 조직을 선순환적 생태계로 안착시키기만 해도 성공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성공은 조직보다도 사람에게 달려있다. 부처 내외의 사람들과 새 부처에 대한 비전, 가치를 공유하며 마음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깃발만 올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소통과 공감이 선행해야 한다. 사실 융합도 사람의 융합에서부터 이뤄진다. 창조경제도 과학기술 연구자들의 창의적 연구 성과에 달려있으므로, 이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므로 이 부처의 책임자가 누가 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기초과학으로부터 미래 먹거리까지의 생태계 전반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과학기술인이어야 한다. 과학기술이 이 부처의 존재기반이고 국정의 중심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다양한 특성을 가진 구성원들에게 목표를 공유하게 하고, 업무영역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잘 이뤄갈 수 있어야 한다. 책임자에 따라 업무영역에 대한 편중현상이 생기면 기대했던 조직구조 자체가 왜곡돼 성과는커녕 생존조차 어려워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우리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다. 산업화시대에 익숙해진 칸막이식 사고, 제도, 관습의 틀에서 벗어나 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병아리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뒤덮고 있는 알 껍데기를 깨고 나와야 한다”는 헤르만 헤세의 말을 음미해봐야 한다. 성공의 첫 단추는 구성원들의 인식과 의지를 새롭게 전환시키는 일이다. 부처 운영에 대한 섬세한 설계와 더불어 구성원의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지금은 시대적 위기를 의식하며 서로가 겸손하게 존중,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민경찬 <연세대 교수·수학, 科實聯 명예대표 kcm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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