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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투자증권, 웅진 법정관리 이후 MBK 딜 잇따라 따내
우리투자증권과 MBK파트너스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IB부문 대표가 최근 네파와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김병주 MBK 회장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기때문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네파 인수금융을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하나은행), 국민은행, 한화생명 등 4개 금융회사 클럽딜 방식으로 결정했다. 규모는 최대 4800억원이다. IB업계가 이번 인수금융을 남달리 보는 것은 우리투자증권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에 처음으로 MBK와 거래를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MBK가 경영권을 인수한 코웨이도 우리투자증권을 수처리 사업 매각 자문사로 확정했다.
IB 관계자는 “정영채 대표와 김병주 회장은 최근 수년간 국내 IB업계를 대표하는 플레이어로 부상했지만 서로 비즈니스를 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MBK는 그동안 주로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과 M&A 딜을 협력했다.
김 회장은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정 대표에 대해 호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윤석금 그룹 회장과 신광수 당시 웅진홀딩스 사장을 직접 만나 웅진코웨이 매각을 설득할 정도로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었다. 김 회장은 웅진코웨이 매각이 마무리된 후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 대표를 칭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의 마음을 얻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네파 M&A 건이다. MBK는 당초 네파 인수금융을 신한은행과 단독으로 협의했다. 하지만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태클이 걸렸다. 기존 대출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때문이다.
MBK는 곧바로 하나대투증권과 국민은행에 SOS를 쳤다. 하지만 이들 회사들도 대규모 대출을 결정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MBK는 다급했다. 네파 2대 주주인 유니타스캐피탈이 경영진에 역제안을 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 MBK와 유니타스가 인수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때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 정 대표다. 정 대표는 대출금 전액(4800억원)을 책임지겠다는 대출확약서(LOC)를 MBK측에 써줬다. 관련 부서 6개 직원들을 총동원, 일주일만에 내부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MBK는 LOC를 확보하자 토요일 오후 직원들과 함께 스키장에 있던 김형섭 네파 대표를 불러 본계약을 체결했다. 경쟁회사 IB 관계자는 “리스크를 조금만 잘못 판단해도 향후 큰 손실이 날 중요한 사안”이었다며 “일주일 남짓 기간에 회사 내부를 어떻게 설득했는 지 정말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이런 경영 스타일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웅진코웨이 매각 자문을 맡았을 때도 웅진홀딩스 기업어음(CP)을 중개하다 수백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2010년 한전KPS 지분 블록딜에 실패한 것도 리스크 관리를 잘못한 사례로 언급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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