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가치 상승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성장과 물가 목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겠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마법’이 다시 시작된 것일까. 지난해 8월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한마디로 침체했던 유럽 금융시장을 살려낸 그가 7일(현지시간) 최근의 ‘강(强)유로’ 현상에 입을 열었다. 완곡한 표현이었지만, 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사실상 구두개입한 것으로 해석했다. 유로화는 이날 2월 들어 처음으로 1.34달러대로 떨어졌다.
○드라기, 외환시장 ‘구두개입’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로화 강세와 관련, “시장이 유로존을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며 길게 보면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각국이 환율을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유로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유로화 강세에 우려를 표했다. 첫째로는 유로존 국가들이 수출에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물가다. 유로화 가치가 높아져 수입품 가격이 낮아지면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ECB는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물가상승률을 연 2% 이상 유지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9월 2.6%이던 물가상승률은 올 1월 2.0%를 기록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해부터 통화정책을 시행하기 한두 달 전, 발언을 통해 ‘힌트’를 줬다. 지난해 8월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한 뒤 9월 단기국채 무제한 매입 조치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선 ECB가 조만간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나설지는 미지수
ECB의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시린 하라즐리 크레디아그리콜 외환전략가는 “당장 다음달은 아니겠지만 유로화 가치가 계속 뛴다면 이른 시일 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유로화 강세를 계속 용인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유로화 가치가 뛰면 원유를 비롯한 수입물가가 낮아져 경상수지를 개선시키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의 근본 원인인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강유로’를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외르크 크라머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강세는 국가 재정 부담을 완화시킨다”며 “ECB는 추가적인 평가절상도 용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경우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도 드라기 총재에게는 부담이다.
발렌틴 마리노프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개입 여부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치 불안이 다시 커지면서 유로화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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