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신뢰 키우니 불황에도 임금 오르더군요"

입력 2013-02-12 16:51   수정 2013-02-13 06:14

'노조의 사회적 책임'영문서적 함께 펴낸 LG부사장·노조위원장

CSR 넘어 이젠 USR의 시대…해외법인 교육용으로 공동발간
"LG 노사상생문화 확산됐으면"




“물이 없으면 물고기가 살 수 없듯이 ‘사회는 물, 기업은 물고기’라는 개념으로 시작된 것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이젠 한 발짝 더 나아가 USR(Union Social Responsibility·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 시대가 올 겁니다.”

노무담당 임원과 노동조합 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노동조합이 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회사가 있다. LG다. 김영기 LG그룹 부사장(59·오른쪽)과 배상호 LG전자 노조위원장(49·왼쪽)은 LG의 노사 상생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 두 사람은 최근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다룬 ‘USR-위대한 생각을 실천으로’라는 영문 서적을 공동으로 펴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노조의 기본은 당연히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임금 인상, 복리 후생 증진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먹고사는 걸 우선 해결해야 했던 시절엔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노조와 회사가 대립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상생구도를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거죠.”(김 부사장)

회사 차원의 CSR을 넘어 노동조합이 주축이 돼 사회 공헌 활동을 하다 보니 직원들의 소속감, 자긍심은 물론 이직률도 낮아졌다는 배 위원장. “USR이 자리 잡으면서 직원 개개인의 만족도는 물론 기업 이미지까지 좋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사(LG에선 ‘노경’으로 표현) 간 신뢰가 높아져 임금과 복지 수준도 함께 올라가더군요.” LG전자 노조가 국내 처음 USR을 들고 나온 2010년 이후 3년간 LG전자는 매년 5~6%대의 임금 인상을 이어오고 있다.

영문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국내에선 이미 매년 1월 LG그룹 USR컨벤션을 열고 있습니다. 6개 노조지부의 사회 공헌 활동보고서를 백서로 내기도 하고요.”(배 위원장) “2011년 2월 노경회의에서 USR 활동 보고를 듣고 있던 구본준 부회장께서 좋은 프로젝트라며 ‘해외 공장에도 전파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죠. 그렇게 해서 해외법인 USR 가이드를 만들게 된 겁니다.”(김 부사장) LG는 이 책을 1000부 찍어 오는 4월 국외 32개 생산법인, 국제노동단체, 노동관계 석학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1979년 LG화학으로 입사한 김 부사장이 배 위원장(1987년 입사)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이다. 김 부사장이 LG전자로 옮기면서 당시 노조 청주지부 사무장으로 있던 배 위원장을 만난 것. 배 위원장은 2004년 김 부사장의 권유로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을 수료했다. 이후 핀란드 헬싱키대, 일본 도요타, 덴마크 그런퍼스 등 출장을 동행하며 선진국 노사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부사장님 덕분에 노동전문가로 지식도 쌓고 인맥도 넓히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넓어졌지요. 다른 기업들에도 우리 LG 같은 노사 상생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배 위원장)

“노조가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까지 자발적으로 해주니 회사 입장에선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닙니다.”(김 부사장)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 정가은, 출장마사지男 집으로 불러서는…파문

▶ 연예계 성스캔들 '술렁'…女배우 누군가 봤더니

▶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女 "기억이 잘…"

▶ '티아라' 대기실서 나온 '피임약' 실체 알고보니

▶ 소유진 남편, 700억 매출 이젠 어쩌나? '쇼크'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