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3일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전날 약세를 딛고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옵션만기일과 한국은행 통화정책회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 국내외 이벤트를 앞둬 관망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미국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만4000선을 재탈환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후 9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앞두고 관망 심리가 퍼졌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북한 핵실험과 엔화 급등에 따라 5.11포인트(0.26%) 떨어진 1945.79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94엔 대를 돌파했다. 거래대금은 2조8000억 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조 원 이상 급감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북한의 핵실험 소식으로 반등 하루 만에 코스피는 다시 약세로 장을 마쳤다" 며 "옵션만기일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선물 베이시스가 장중 백워데이션(비정상시장) 양상을 보였고, 프로그램 매물압력으로 120일 이동평균선(1950선) 안착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이어갔고, 환율시장에서의 변동성도 크지 않아 시장 반등에 대한 긍정적 해석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북한 핵실험 이슈에도 불구하고 사흘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 낙폭이 제한적인 수준" 이라며 "북한 핵실험 소식에도 원·달러 환율과 금리가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는 등 금융시장의 파장 역시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금융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면서 "1~2차 핵실험 당일 주가 낙폭이 장중 각각 -3.5%, -6.3%으로 컸으며 주가의 복원 기간도 4~5일 소요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과거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력이 단기에 그쳤다는 학습 효과와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등세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수 규모를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신흥국 중심의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여 환율 안정에 대한 기대가 반영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외국인의 수급 변화가 주가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면 반등을 가속시키는 힘은 엔·달러 환율에 달려 있다" 면서 "엔·달러 환율만 안정된다면 반등의 탄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5~16일 예정된 G20회의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신흥국 중심으로 강도높게 제기될 것이란 예상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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