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판 CIA' 설립 추진

입력 2013-02-15 17:07   수정 2013-02-16 01:14

"정보수집 부서 필요"…종전 후 없앴던 내각정보국 부활


일본 정부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같은 기능을 하는 정보 조직을 내각 안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정보를 분석해 정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없앴던 내각정보국을 다시 부활시키는 셈이다.

산케이신문은 15일 “아베 내각이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설립을 위한 전문가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권한과 조직, 구성원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며 “NSC에 각 부처의 정보를 취합해 분석하는 사무국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사무국이 만들어지면 경찰청과 외무성 방위성 등 각 부처는 의무적으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세부적인 설립 방안을 전문가회의 등을 통해 논의한 뒤 관련 법안을 이르면 6월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판 CIA 설립 문제는 그동안 자민당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베 신조 총리도 지난 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정보 수집 부서가 모아온 정보를 분석해 총리에게 보고하는 기관이 없다”며 “(각 부처의 정보를) 관통하는 분석 능력이 열악하다”고 사무국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NSC 설립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아베 총리는 정권 출범 후 이를 장기 과제로 넘겼지만 지난달 알제리에서 일본인 납치사건이 벌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진 것도 일본판 NSC와 CIA 설립을 서두르게 만든 요인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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