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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은 어느 날 한 선비가 깊은 산속을 찾았다. 그는 여는 때와 마찬가지로 폭포수 앞의 오래된 소나무 아래 자리를 잡았다. 술 한 잔 걸치며 시 한 수 읊조리기 딱 좋은 자리다. 어라, 그런데 그의 손에는 술병 대신 책 한 권이 들려 있다.
얼핏 보기에 자연과 책은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자연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야생의 영역이고, 이와 반대로 책은 인간 문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동양 학문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서양 학문이 자연과 인간을 별개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분석적으로 파고들어간 데 비해 동양의 그것은 예로부터 자연과 사람을 유기적 통합체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학문도 그런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선비가 책을 들고 자연으로 들어간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송하독서도(松下讀書圖)’를 그린 오위(吳偉·1459~1508)는 명나라 초기에 이름을 날린 화가로 평소 자연친화적 삶을 동경했다. 그는 황제가 바뀔 때마다 궁정화가로 불려갔지만 그때마다 병을 핑계대고 사직한 후 저자거리에서 그림을 팔아 연명한 괴짜였다. 무종황제 즉위 후 세 번째로 불려갔는데 이때 과음으로 불귀의 객이 됐다. 그를 망친 것은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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