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명당 아파트 마련해 볼까? …쾌적한 환경과 조망은 '덤'

입력 2013-02-20 13:28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업계의 분양 마케팅도 변하고 있다. 주택 조망과 입지조건을 강조했던 기존 방식에서 풍수지리학적으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풍수지리 마케팅’을 선택하고 있는 것.

풍수지리상 명당지역은 입지 조건만으로도 일반 아파트보다 인기가 좋다. 물과 산이 모두 있어 주변환경이 쾌적하고 조망권도 좋은 편이기 때문. 2007년 발표된 부산의 한 대학 교수 논문자료에 따르면 ‘풍수’가 집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산임수(背山臨水), 동서사택(東西四宅), 입수룡(入首龍), 득파론(得破論) 등의 풍수변수 4가지를 도입해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31개 아파트 1647가구를 조사한 결과 풍수적으로 우수한 입지에 위치한 가구는 그렇지 않는 가구에 비해 분양가가 3.3㎡당 평균 36만원 정도 높았다.

업계관계자는 “그 동안 풍수지리 마케팅은 초고가 주택 소비층인 VVIP고객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부동상 경기 침체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건설사들이 일반마케팅에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엠코타운 이스턴베이, 부산 명륜2차 아이파크 등 재물이 쌓일 길지의 명당에 입지

현대엠코가 3월 울산광역시 동구 화정동 일대에 분양하는 ‘엠코타운 이스턴베이’(사진)는 대동풍수지리학회 학회장인 고제희씨에게 풍수보고서를 의뢰해 이를 분양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동구 화정동은 소백산맥의 줄기인 조항산으로부터 내려온 땅의 기운이 동대산을 거쳐 무룡산과 염포산으로 솟은 뒤 동해 바다에 막혀 응집한 터다. 엠코타운 이스턴베이의 부지는 수맥이 없는 배산임수로 국세가 아름답고 쾌적한 자연환경이 잘 조성된 완복지지(完福之地)에 부자소리를 들으며 집집마다 재물이 쌓일 영구음수형(靈龜飮水形)의 명당으로 분석됐다. 엠코타운 이스턴베이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33층 15개동에 총 1897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전용면적 전용 68~101㎡ 로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물량이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입지 못지 않게 단지도 남향으로 배치하고 남쪽 주출입구의 오른쪽에 재물운을 상징하는 연못 등의 수경시설을 조성함으로써 풍수지리학적으로 궁합이 잘 맞도록 설계했다”며 “입주민들의 건강, 재물 등이 번영할 수 있도록 단지 조경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명륜2구역을 재개발한 '부산 명륜2차 아이파크 1•2단지'도 풍수지리학상 명당이라는 평가다. 풍수지리 이론에 따르면 동래는 대를 이어 부를 이룬 길지(吉地)로 고려 말 이후 천년 동안 부산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온 동래읍성의 역사적 입지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부산의 8학군이라 불릴 정도로 교육여건도 뛰어난 편이다. 단지 주변에 교동초, 동해중, 동래중, 동래고, 용인고, 금정고, 대명여고, 학산여고교 등이 있다. 지하 4층 지상 30층 23개동 총 2058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전용 면적 59~126㎡ 로 이뤄진다.

GS건설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분양하는 아파트 ‘연산자이’도 풍수지리적으로 배산임수의 터에 자리잡았다. 이 단지는 번영의 기운이 우수한 동고서저인데다 낙동정맥에 속해 금정봉의 지기가 뻗은 배산임수의 터다. 연산자이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28층 19개동에 총 1598가구로 구성된다.

△ 산운 아펠바움, 아스테리움 용산 등 수도권 풍수지리 명당아파트 ‘눈길’

수도권도 풍수지리가 뛰어난 명당에 자리잡은 단지들이 눈에 띈다. SK건설이 경기 판교신도시 운중동에 짓는 고급 단독주택 ‘산운 아펠바움’은 선인독서(仙人讀書)형 명당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판교는 지역적으로도 귀인이 찾아와 부귀영화를 누릴 복지인데다 산운 아펠바움이 위치한 운중동 일대는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의 명당으로 큰 인재와 부자가 끊임 없이 배출될 지역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이 단지는 청계산 국사봉을 끼고 구릉지에 들어서 있고 단지 앞으로 운중천이 흘러 전형적인 북고남저의 배산임수형 지형이다.

동부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분양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은 회룡음수형(回龍飮水形)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회룡음수형이란 용이 똬리를 틀고 한강물을 마시는 형상으로 청룡백호, 현무, 주작 등 양택지 명당의 조건을 모두 갖춘 '길지'로 불린다. 용산은 풍수학상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인 배산임수의 전형이다. 또 남산의 줄기로 풍수적 형상이 잘 이뤄져 있으며 한강 역시 지형을 휘감아 부를 형성할 수 있는데다 지리적으로 강 건너 삼각산이 부의 상징을 뒷받침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단지는 지하 7층 지상 36층 1개동(128가구)과 오피스텔 1개동(207실)으로 구성된다.

이밖에 삼성물산의 ‘래미안 밤섬 리베뉴’는 인근의 와우산이 소가 누운 형태로 부를 상징하는 배산임수의 자리에 위치해 있고 현대엠코의 ‘상도 엠코타운 센트럴파크’도 금닭이 알을 품고 있고 후손의 영광을 위해 부화를 기다린다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풍수지리 형상을 갖췄다.

한경닷컴 한지아 기자 jyahhan@han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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