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고(金庫)가 잘 팔린다는 이런 세태

입력 2013-02-21 17:17   수정 2013-02-22 01:57

요즘 서울 강남 일대에서 현찰보관용 금고가 잘 팔린다는 소식이다. 주요 백화점 인터넷몰의 금고 판매액이 작년보다 많게는 30%까지 늘었다고 한다. 금고에 5만원권을 가득 채우면 총 12억원이 들어간다니 뭉칫돈 보관에 안성맞춤이다. 달러 사재기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원화 강세기조에선 손해볼 게 뻔한 데도 그렇다. 큰손들이 예금자 비밀을 보장하는 싱가포르로 재산을 옮기고, 해외 부동산을 사들인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현상은 아무래도 불안하다는 심리를 반영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GDP의 최대 24%로 추정되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얘기다. 이미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원 이상으로 확대됐고, 탈루 증여에 대한 세무당국의 감시 눈초리도 매섭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에 넘기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지하경제 큰손들의 현금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 화폐개혁 또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단위 절하)을 단행할지도 모른다는 루머까지 나돈다. 물론 근거는 없지만 이런 소문 자체가 큰손들의 불안심리를 보여준다.

금고가 잘 팔리고 달러 사재기가 일어나는 게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정권 교체기마다 큰손들은 중과세나 세원 노출을 피해 현금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불확실성이 싫은 것이다. 5만원권 덕에 현찰 보관은 훨씬 편리해졌다. 큰손은 숨고 당국은 숨은 돈을 찾아내는 숨바꼭질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다.

새 정부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세수 극대화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해법도 이런 맥락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무조건 틀어막고 때려잡겠다는 식의 규제만능주의는 먹히지 않는다. 도덕적으로 비난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옥죄면 옥죌수록 더 빠져나가고 숨는 게 돈의 생리요, 인간의 본성이다.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없애는 게 급선무다. 화폐개혁 같은 뜬소문은 미연에 차단할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경제주체들이 감내할 수 있는 세제와 세무행정을 확립해 비용과 위험이 따르는 조세회피보다는 자진납세가 낫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비바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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