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열전 7] 도요타·유니클로가 전부일 줄 알았는데…한국 '광고주'도 푹 빠졌다

입력 2013-02-26 08:58  




[광·대(광고대행사) 열전 7] 덴츠미디어코리아 

도요타자동차,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카메라 전문업체 '캐논' 등 일본 브랜드와 함께 한국에 상륙한 광고회사가 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가 설립한 한국법인 '덴츠미디어코리아'.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덴츠가 2009년 한국에 진출했다.

초창기엔 한국에 들어오는 일본 브랜드의 '광고 파트너' 수준에 그쳤다. 현재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한국의 현지 광고주를 대거 영입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부터 동서식품까지 한국 광고주만 20여개에 달한다. 덴츠미디어코리아의 광고취급액은 2011년 기준 1711억 원으로 국내 9위. 지난해 광고취급액은 1950억 원으로 추정된다. 임직원 수는 48명이다.

광고 업계에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의견과 '덴츠 본사 영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사장실' 전진 배치한 이유는?

서울 대치동 덴츠미디어코리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사장실이다. 안내 데스크 바로 옆 대표이사실을 비롯해 임원실이 줄줄이 나열됐다. 통유리로 만들어져 내부도 들여다 보인다. 임원실을 지나야 직원들의 사무공간이 나온다.

사내 문화가 '톡톡' 튄다는 한국의 종합광고대행사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 한 인하우스(그룹 내 광고대행사)의 경우 임원 책상을 찾아가려면 업무 공간을 지나 '파티션 미로'를 통과해야 할 정도다.

경영지원팀 김종길 부장은 "입주할 때부터 소통을 강조해 자리를 배치했다" 며 "임원진 공간은 대부분 경치가 좋고 구석진 곳이지만 덴츠미디어코리아에선 가장 경치가 안 좋고 공개된 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분위기는 젊고 쾌활하다. 스킨십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덕분이다. 대부분 20~30대인 임직원들은 대표 앞에서도 거리낌없이 대화하고 농담을 던진다. 보수적이고 원칙적인 일본 기업 문화에 한국인들의 열정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게 임직원들의 설명이다. '한일 시너지'가 이 회사의 첫번째 강점이다.

두번째는 덴츠 본사의 100년 전통 노하우다. 이케다 츠토무 덴츠미디어코리아 대표는 "올해 더 많은 본사의 광고 노하우를 들여와 한국 공략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덴츠의 노하우를 한국시장에 맞게 적용하고 본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간 때문이야' 성공, 숨은 비밀 있었네

덴츠미디어코리아는 언제, 어디에 광고를 해야 가장 효과적인지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광고주와의 스킨십을 강조한다. '맞춤형'을 중시한다.

축구선수 차두리의 '간 때문이야' 로고송으로 유명한 우루사 광고 역시 '계산된 성공'이었다. TV 광고 시작과 함께 모바일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것. 독특한 노래 가사와 리듬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캠페인 진행 기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광고를 재생한 횟수도 급격하게 늘었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실시간 맞춤형 온라인 광고를 제안했다. 광고주인 쿠팡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내용을 온라인에서 광고하도록 했다. '오늘의 반값' 등 실시간으로 매일 다른 제품을 판매하는 특성에 맞춘 광고다.

광고에도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는 것이 덴츠미디어코리아의 생각이다. 이케다 대표는 "집에서 나온 사용자를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며 "이를 위해 커뮤니케이션 스토리가 필요하며 가장 효과적인 곳에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선 덴츠 본사의 위력에 비해 한국법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 광고그룹 랭킹 5위인 덴츠이지만 한국에선 10위 안팎에 그치기 때문이다.

한국광고홍보학회 유종숙 회장(숙명여대 교수)은 "세계 각국의 기업 정보를 꿰고있을 정도로 덴츠 본사의 위력은 막강하다" 며 "덴츠 본사를 등에 업은 한국법인의 성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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