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특허에 대해 크로스라이선스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범위를 넓힌 반면, 한 사장은 "아직 크로스라이선스에 대해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두 회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액정표시장치(LCD) 특허를 놓고 소송을 벌이다 최근 한 차례씩 소송을 취하하며 화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상 방법에 있어서 한쪽은 다소 급하게, 한쪽은 좀 더 여유롭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김 사장 "모든 특허에 대해 크로스라이선스 가능성 있다"
김 사장과 한 사장은 2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한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 4일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의 주재로 비공개 회동을 가진 지 20여일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김 사장은 "지금 가지고 있는 특허 전체에 대해 크로스라이선스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가야만 두 회사가 소모적인 싸움을 끝내고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은 소송을 다 취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최종적으로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면 좋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3월 초부터 특허분쟁에 대해 실무진 선에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크로스라이선스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급할 것 없이 하나씩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게 한 사장의 설명.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특허소송을 주거니 받거니 취하함에 따라 크로스라이선스를 통해 타협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 특허분쟁의 수순이 소 취하 뒤 크로스라이선스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사장이 소송에 관련된 특허 뿐 아니라 포괄적 크로스라이선스를 언급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직 협상 테이블에 앉을 실무진조차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송에 걸려있는 특허 외에 다른 특허의 공유를 논하긴 이르다는 것.
◆업계 일각 "삼성, LG '화이트 OLED' 특허 염두에 둔 것일수도"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 측의 적극적인 자세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방식인 '화이트(W) OLED'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채택한 적녹청(RGB) 방식 기술이 수율 문제로 양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화이트 OLED는 대형화에 유리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다는 이점이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보다 한 발 먼저 양산에 성공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기술적 우위를 강조했던 RGB만을 고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 사장 역시 "기술에 대해서는 범위나 종류에 상관없이 소비자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 생각한다"며 화이트 OLED를 채택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화이트 OLED의 경우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이노텍 등 LG 계열사들이 2009년 미 코닥사(社)로부터 관련 원천 특허를 대거 인수한 바 있다. 김 사장이 두 회사의 모든 특허를 놓고 크로스라이선스를 언급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 사장의 발언은 지금까지 밝혀왔던 회사의 입장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기술회사인만큼 모든 종류의 기술에 대해 한번씩은 고민해 본다는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코닥에서 인수한 특허는 별도 법인을 세워 LG 계열사들이 얼마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측과 크로스라이선스를 맺는다고 해서 사용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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