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처럼 바르는 미래 배터리

입력 2013-02-26 17:17   수정 2013-02-26 23:57

2차전지 대체 기술로 입는 컴퓨터 시대 앞당긴다
이상영 울산과기대 교수팀, 물처럼 흐르는 전해질 개발…사용시간도 2배 늘어



사용 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가 스마트기기는 물론 자동차, 비행기까지 탑재되고 있다. 하지만 1년 정도 사용하고 나면 반나절 만에 배터리가 소진되는 등 수명이 크게 줄어드는 게 단점이다. 최근 보잉 787 항공기에서는 합선과 발열로 배터리팩에서 화재가 발생, 운항이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배터리의 사용 시간을 늘리고 안정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2차전지의 양극(+), 음극(-), 전해질 등의 핵심 부품을 대체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액체로 된 전해질을 필름 형태로 만들어 구부리고 휠 수 있는 배터리를 제작하는가 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을 두 배까지 늘리는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최근 “입는 컴퓨터가 5년 안에 일상적인 물건(the norm)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때쯤이면 입는 컴퓨터 연간 출하량이 4억8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선결과제가 있다. 입는 컴퓨터를 만들려면 디스플레이 등 각종 부품을 자유롭게 휘고 구부릴 수 있어야 하는데 그중 가장 어려운 게 휘는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많이 사용하는 리튬이차전지는 필름 형태의 양극과 음극, 분리막 등을 포개어 놓은 후 여기에 리튬이온과 전자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전해질을 주입해 만든다. 액체 상태인 전해질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도시락 같은 단단한 케이스가 필요한 데 이 때문에 휘는 배터리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상영 울산과기대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사진) 연구팀은 액체 전해질처럼 전자들이 잘 이동하면서도 인쇄 방식으로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 고분자 물질·나노입자·유기전해질 등을 섞어 마치 물엿처럼 점성은 크지만 유동성을 가진 전해질을 만든 것. 빵에 잼을 바르듯 전극 위에 인쇄한 후 30초 정도 자외선을 쬐면 필름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자유롭게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교수는 “옷에 전극 요소를 인쇄하듯 넣어 입는 컴퓨터에 필요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이번에 만든 전해질을 다른 전극 요소와 묶어 실제 입는 컴퓨터에 적용하기 위해 다른 연구팀과 공동 연구에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재 바꿔 사용시간 두 배 늘려

이진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 물질로 쓰이는 흑연(그래파이트)을 대체할 수 있는 주석 음극 소재를 개발, 배터리 사용시간을 2배 늘리는 데 성공했다. 흑연은 안전성이 뛰어난 게 장점이지만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이 적어 전체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흑연에 비해 리튬 이온을 받아들이는 양이 큰 주석을 이용해 음극을 개발했다. 주석은 용량은 크지만 리튬 이온을 받아들이고 내뱉는 과정에서 부피 변화가 심한 단점이 있는데 다공성 탄소 구조를 만든 후 여기에 주석을 가두는 ‘원-팟(one-pot)’ 합성법을 이용해 안정성을 높인 것. 이 교수는 “배터리 충전 시간은 흑연에 비해 절반 정도 줄일 수 있고 용량은 2배 높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장욱 KAIST 교수 연구팀은 2차전지 양극 소재 대체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양극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튬-코발트계’ 소재 대신 ‘리튬-망간계’ 소재를 적용해 배터리 출력을 5배 높이는 데 성공한 것. 망간계 소재는 수명이 짧은 단점이 있는데 수백 나노미터(㎚) 수준에서 소재 표면을 제어하는 기술을 이용해 수명을 3배 향상시켰다. 최 교수는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출력이 약해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보다 가속 시 굼뜬 게 단점”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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