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동투자·운영 고려를
은행이 현금자동지급기(CD)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를 운영하며 한 대당 연간 166만원의 손해를 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동화기기 인출 및 송금 관련 각종 수수료가 잇따라 인하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7일 ‘자동화기기 수수료, 과연 과도한가’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은행권이 공동으로 자동화기기에 투자, 운영하는 안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전국에서 5만851개의 자동화기기를 갖고 있다. CD(Cash Dispenser)기 5572대, ATM(Automated Teller Machine) 4만5279대다. CD는 금융회사 등에서 발급받은 현금카드를 이용해 현금인출 계좌이체 잔액조회 등을 할 수 있는 무인단말기다. ATM은 현금 또는 수표 등의 입금도 가능한 기기다.
은행은 이 기기들을 운영하는 데 연 3942억원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자동화기기 수수료 수입은 연 3099억원에 머물러 전체적으로 844억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손해 규모를 자동화기기 수로 나누면 한 대당 연 166만원에 달한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계속해서 수수료를 내려 수입이 과거보다 줄어든 점을 손실 이유로 꼽았다. 또 “손실액이 더 커지면 은행들은 불가피하게 자동화기기 서비스를 줄이거나 비용을 금리로 일부 전가해 고객들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안으로 자동화기기 보유대수에 따라 수수료를 금융회사별로 차등 적용하거나 자동화기기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프랑스와 덴마크처럼 은행들이 자동화기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부담을 덜고 수수료를 추가 인하할 여지도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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