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하며 기억에도 남아
김정산 < 소설가 jsan1019@naver.com >
![](http://www.hankyung.com/photo/201303/2013030164001_2013030183261.jpg)
만일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래서 반드시 훌륭한 대통령이 되겠다, 역사에 길이 남는 지도자가 되겠다, 최초 여성 대통령으로서 역대 그 어떤 남성 대통령보다 뛰어난 업적을 남기겠다고 작심하면 그때부터는 사심(私心)의 노예가 된다. 공직자의 사심은 욕심이다. 대통령이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공직사회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과욕과 무리수의 진창에 빠지고 만다. 이것이야말로 신임 공직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유혹의 늪이다.
앞에 예를 든 두 가지가 언뜻 다 같이 옳게 보여도 그렇지 않다. 후자는 잘못이다. 자신이 역사에 길이 남는 지도자가 되면 국민과 나라에도 좋은 일이 아닐까, 이렇게 마음먹는 순간 일은 여지없이 꼬여버린다. ‘선공후사(先公後私)’가 아니라 ‘선사후공(先私後公)’이 되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부모를 섬기다 보면 효자가 되는 것이지, 효자가 되려고 부모를 섬기는 건 아니다. 공직자는 누구보다 공사(公私) 개념이 명확해야 한다. 아무나 입만 열면 하는 말이지만 이게 안 되는 공직자가 수두룩하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한마디로 그는 자신이 부적격자임을 만천하에 드러낸다. 개인과 가족의 명예회복은 대표적인 사심이다.
공심은 나 개인의 문제 때문에 공석이 돼 헛도는 기관과 그로 말미암아 피해를 입을 국민을 먼저 걱정하고 이것부터 바로잡으려고 서두르는 마음이다. 전란 중에 이순신 장군은 회복할 명예가 없어서 옥고를 치르고 백의종군을 했던가.
대통령의 사심은 국민을 망치고 나라를 망친다. 훌륭한 대통령이란 본인이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임기를 마쳤을 때 국민의 입에서 나와야 할 소리다. 그게 무엇보다 값지고 빛나는 훈장이다. 전임자를 보라. 퇴임을 전후해 쏟아져 나오는 자화자찬 발언들을 들어보니 냉소의 벽을 뛰어넘지 못한 그의 정치가 비로소 이해가 간다. 일은 열심히 했을지 몰라도 그는 공심이 무엇인지를 처음부터 몰랐고, 결국 끝까지 모르고 물러난 듯하다. 그래서 임기 안에 치적을 쌓으려고 4대강 사업을 그토록 맹렬히 밀어붙여 총체적인 부실의 토양을 만들고, 한식세계화 사업에 700억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고도 부부가 나란히 훈장을 하나씩 챙겨 달고 나오는 것이리라. 그 훈장 제작비가 하나에 5000만원이라던가. 이를 두고 세간에서 ‘셀프훈장’이란 구설이 일자 이번에는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후임에게까지 미리 훈장 선심을 쓰겠다니, 이들의 머릿속에 과연 국민이 있고, 공심이 있는지 묻고 싶다. 더욱 기막힌 건 이게 관행이란다. 그러니까 역대 대통령이 다 스스로 훈장을 달거나, 서로서로 기념패처럼 주고받았다는 말이다. 이쯤 되면 국민의 사랑과 존경 따위는 애당초 포기하는 게 옳다. 끝없이 사리사욕을 챙기고 공적인 존경까지 받겠다는 건 사심도 뛰어넘는 고약한 도둑놈 심보다.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부디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돼 달라. 가령 함께 일할 사람을 뽑을 때 국민 편에서, 국민들이 좋아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을 뽑는 게 공심이라면 반대로 자신이 편한 사람, 자신에게 잘할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뽑는 게 사심이다. 사심으로 정치를 하면 갈수록 인기가 떨어질 것이요, 공심으로 일하면 국민들은 끝까지 잊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끝까지 잊지 않으면 역사에 영원히 남는다. 현실은 몰라도 역사만은 국민 편이기 때문이다.
김정산 < 소설가 jsan1019@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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