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의 변신…정치투쟁에서 실용으로…서울 5개大 총학 "회기동에 연합기숙사 지어달라"

입력 2013-03-01 17:01   수정 2013-03-02 03:02

새학기를 맞아 고려대 등 서울시내 동쪽지역 5개 대학 총학생회가 지난해 서울시가 508억원을 주고 매입한 서울 회기동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지(2만1937㎡)에 연합기숙사 건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대표단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에 ‘농촌경제연구원은 인근 10개가 넘는 대학이 밀집해 있에 연합기숙사 건립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의견을 전하며 이같이 요구했다.

연합기숙사는 여러 대학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 비용이 월평균 19만원(2인실, 홍제동 건립 기숙사 기준)으로 사립대 민자기숙사비인 월평균 34만원보다 싸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32억원을 투입해 서울 홍제동 국유지에 첫 번째 연합기숙사를 착공했다. 올해에도 사학진흥기금과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해 1~2곳을 추가로 짓는다는 방침이다.

고려대 동덕여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5개 대학 총학이 공동으로 회기동에 연합기숙사 건립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입지조건이 좋아 동시에 여러 대학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촌경제연구원 반경 7㎞ 내에 이들 5개 대학을 포함해 총 16개 대학이 밀집해 있다. 학생대표단은 “기숙사에 입주하는 학생들이 인근 초·중·고생들에게 재능기부·교육기부에 나선다면 동북권 주민들에게 도움도 되고 대학가 주거난도 함께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증금 2000만원, 월세 60만원을 주고 친구와 함께 살 투룸을 구했다는 성균관대 박예진 씨(21)는 “주거부담이 컸는데 연합기숙사는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직 분명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장기적인 동북권 균형 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시유지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며 세부 계획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마련할 것”이라며 “연합기숙사 건립은 여러 가지 의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15년 전남 나주로 이전한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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