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이 직접 연주하며 지휘…'베토벤 3중 협주곡'에 빠져볼까

입력 2013-03-03 16:46   수정 2013-03-03 22:05

14, 15일 바이올린 루세브, 첼로 송영훈과 협연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지휘하는 무대가 열린다. 오는 14~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하나금융그룹과 함께하는 서울시향의 심포니 시리즈Ⅰ’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서 정 예술감독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C장조 작품번호 56(3중 협주곡)’의 지휘자 겸 협연자로 나선다. 베토벤이 30대 초반이던 1804년 작곡한 곡으로 이름처럼 세 대의 독주 악기를 동원한다. 당시 유행한 ‘피아노 3중주’ 편성에 관현악을 결합한 형태다.

이 곡과 바흐의 ‘플루트, 바이올린,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A단조’ 등을 제외하면 유명한 3중 협주곡은 별로 없다.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은 아름다운 선율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실력 있는 독주자 세 명의 앙상블이 필수적이어서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기란 쉽지 않다.

서울시향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에서 악장을 맡고 있는 불가리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와 국내 대표적 첼리스트인 송영훈이 정 예술감독과 함께 독주자로 나선다.

협주곡에서 지휘와 연주를 동시에 하는 경우도 드문 편이다. 지휘자가 솔리스트 연주자로서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정 예술감독은 1960년 서울시향과 함께 하이든의 ‘피아노 협주곡 D단조 3악장’을 연주하며 데뷔했다. 1974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은메달을 수상했을 정도로 피아노 실력이 뛰어나다.

2008년 8월 일본 도쿄 산토리홀에서 열린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피아노와 지휘를 겸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지휘와 연주를 동시에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25일 허리 통증으로 바그너 공연을 갑작스럽게 취소한 지 50일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영화 ‘킹스 스피치’,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등으로도 잘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7번도 이날 감상할 수 있다. 고전적 소나타 구조를 띠고 있으면서도 거침없이 폭발하는 에너지가 인상적인 곡이다. 바그너가 ‘무도(舞蹈)의 성화(聖化)’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15일 하루만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관람권이 일찌감치 매진돼 이례적으로 추가 공연을 결정했다. 14일에도 ‘2013 서울시향 특별음악회:베토벤 Ⅱ’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같은 공연을 선보인다. 이경구 서울시향 홍보마케팅팀장은 “정 감독이 연주와 지휘를 동시에 한다는 점과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곡이란 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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