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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4일 한국 은행권 전반이 쌍용건설에 이어 추가적으로 건설업 관련 대출 부실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이날 ‘주간 신용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달 27일 쌍용건설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결정이 주요 채권단인 국민은행(신용등급 A1), 우리은행(A1), 신한은행(A1), 하나은행(A1), 한국산업은행(AA3)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 26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무디스는 이번 쌍용건설 워크아웃으로 5개 대형은행이 모두 2012년 실적을 수정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순이익이 2~3%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주 워크아웃 개시 합의 직전까지만 해도 5000억원 규모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했지만, 약 3000억원의 대출을 ‘요주의’로 재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아울러 국내 은행업 전반이 추가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잠정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 건설사 중 9곳이 200억원 넘는 손실을 발표했고, 이와 관련한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무디스는 은행들이 9개 건설사 중 3곳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체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현희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쌍용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당장 은행들의 수익성이 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 건설업 대출 관련 부실 확대의 전조(harbinger)일 수 있다”며 “하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은 이같은 사태에 대비가 잘 돼 있는 지 의문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4대 은행의 건설업 관련 대출이 전체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주택시장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금융당국은 추가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을 지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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