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사랑 37년…"폭넓은 음색에 빠졌죠"

입력 2013-03-05 16:51   수정 2013-03-06 02:12

정수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장…12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함께 공연


해금은 대나무로 만든 몸통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두 가닥 줄을 연결한 전통 국악기다. 줄 사이에 말총으로 만든 활을 끼워 넣어 문지르면 소리가 난다. 바이올린, 첼로 등 서양 현악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해금은 때론 순수한 아이의 마음과 같은 소리를 내지만 어떨 땐 처절하도록 슬픈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칼날 같은 날카로움과 한없이 위로받고 싶은 따뜻함도 있지요. 둥글고 뾰족하고 부드럽고 날카롭고…. 어느 악기보다 음색이 다양한 것이 해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정수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장의 ‘해금 예찬’이다. 정 원장은 KBS 국악관현악단 해금 파트 수석과 퓨전 국악실내악단 ‘슬기둥’ 단원 등으로 활약한 대표적 해금 연주자다.

정 원장은 그동안 재즈, 뉴에이지 등과 해금을 결합한 다양한 곡을 선보여 국악기의 가능성과 활용 폭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대표곡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은 방송 광고,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쓰여 사람들에게도 친숙하다.

“20대엔 전국을 돌아다니며 연주회를 열어 해금을 알리는 데 힘썼어요. 2000년대 이후에는 해금과 서양 악기를 결합해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만들었고요.”

국악기는 전통음악 연주에만 쓰인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독주용 악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다. 바이올린처럼 관현악에서 주선율을 담당하는 동시에 독주에서도 폭넓은 곡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해금은 본 소리에 그늘진 소리가 따라붙는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오는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임준희 한예종 교수가 소설가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혼불 V-시김’을 연주할 예정. “시리도록 환한 달빛에 해금 소리를 얹어 우주를 관통하는 생명력을 표현하는 곡”이라는 게 정 원장의 설명이다. 강영근 이화여대 교수(피리) 조주선 한양대 교수(판소리) 홍주희 수원대 교수(가야금) 등 대표적 국악인들이 협연한다.

해금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데 대해 정 원장은 “국악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18세기 음악들을 ‘고전’으로 부르며 연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음악이 100년 뒤에도 살아남게 하려면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달 말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에서 현지 연주자들과 함께 실내악 공연도 열 계획이다. 국악 한류를 이끌 수 있는 공연도 기획 중이다.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소리의 최고 경지는 자연과 마음이 일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7년째 해금을 켜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소리는 얻지 못했어요. 이번 생에서 그 소리를 얻지 못한다 해도 계속 노력할 겁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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