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의 오지마 시마오 서울 특파원은 8일 “원화 가치 강세 때문에 현대차의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현대차 주가가 지난해 5월보다 약 20%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분기 현대차의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하고, 작년 현대·기아차의 한국 내 판매가 전년보다 2% 줄어든 데 비해 수입차 판매는 25% 늘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 신문은 “일본 자동차를 비롯한 수입차들이 한국에서 가격인하 마케팅을 벌이면서 현대차의 한국 내 점유율 1위 수성이 조금씩 흔들리는 조짐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가 지난 1월 쏘나타,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5개 주력 차종의 가격을 최대 100만원 낮춘 것을 은근히 비꼰 것이다.
또 도요타 캠리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2013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을 내세우며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나도 쏘나타, 너도 쏘나타’라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전했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신형 모델을 선보이며 현대차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며 “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사회의 성숙함이 현대차에 역풍을 몰고 오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또 “원화 약세가 현대차의 생산구조 개혁을 촉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동안 원화 약세에 의존하며 해외 생산 확대 대신 한국 내 생산에만 안주해 온 현대차가 큰 위기를 맞았다”며 “한국 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얻은 수익으로 해외 마케팅을 해 오던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또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한다는 점 또한 현대차엔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책을 실시할 경우 현대차의 부품 조달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기사 말미엔 “급성장에 가려졌던 현대차의 각종 과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일본차 킬러’라고 불리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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