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 중반까지 떨어졌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대출 확대 경쟁까지 빚어지고 있어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연 3.59%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최저 금리가 연 4%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달여 만에 0.4%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은행들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대출 금리를 산정하지만 우리는 3년 만기 국고채를 기준으로 삼는 게 다르다”며 “국고채 금리가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이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사상 최저치”라고 말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연 3.9%다. 빌라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이보다 소폭 높은 연 4~5% 정도다. 신한생명 역시 연 3.6%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한다. 각 보험사의 보험계약을 갖고 있으면 금리를 우대해준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1억원을 최저 금리로 대출받는다면 월 이자가 33만원꼴”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대출 부담이 작아지면서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은 수수료 없이 중도 상환할 수 있는 금액이 큰 게 특징이다. 예컨대 교보생명의 경우 대출 집행 후 6개월만 지나면 총 대출액의 50%까지 수수료를 물지 않고 상환할 수 있다. 은행권의 경우 대출을 받은 지 3년 내 상환하면 대출 잔액 대비 최고 1.5%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대출 가능액도 은행권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은행들은 시세의 50~60%까지만 담보를 인정하지만, 보험사의 경우 최대 70~80%까지 빌려준다.
보험사들이 대출 금리를 잇따라 낮추는 것은 안정적 자산 운용처인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즉시연금 등으로 늘어난 자산을 굴릴 곳이 많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회사들의 부동산 담보대출액은 2011년 말 17조4104억원에서 작년 말 19조4548억원으로 11.7% 늘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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