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지지부진' 철강株, 가격매력 부각하나

입력 2013-03-11 14:13   수정 2013-03-11 14:39

최근 철강주들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가격 매력이 돋보이는 구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철강사들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하겠지만 실적 우려 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면서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철강금속업종지수는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3.69%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0.44%)을 크게 밑돌았다.

같은 기간 업종 내에서 현대하이스코는 17.38% 하락했고, 현대제철(-4.32%), 포스코(-1.86%) 등 주요 철강주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거시경제 개선 기대와 엔화 약세 여파로 역내 교역시장 내 동종업체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내 철강주들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로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이지만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라고 판단된다"며 "특히 현대제철이 바닥 가격권에 근접한 상황이기 때문에 먼저 현대제철을 매수하고 중국의 유통 재고 하락이 확인되는 시점에 포스코를 매수하는 단기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현물 원재료 가격 강세에 따른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이 그만큼 인상되지 못하면서 1분기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1분기 t당 영업이익이 각각 6만1000원과 3만5000원을 기록, 당초 한국투자증권 예상치인 6만6000원, 4만1000원에 못 미칠 전망이라고 추산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별도 기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각각 18.4%, 12.3% 하회할 전망이다.

다만 최문선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코스피지수와 포스코, 현대제철의 역사적 최대 할인율에 비춰 두 회사의 주가 저점을 각각 31만7000원, 8만1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대비 포스코는 7.4%, 현대제철은 3%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어 추가 하락률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신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국내 주요 철강업체의 주가는 세아베스틸을 제외하고 대부분 연초 대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낙폭 과대주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하이스코의 1분기 실적은 자동차용 강판 판가 인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대비 저조하겠지만 이는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 2분기에는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이 기대돼 현대하이스코의 제품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냉연 업체가 열연 가격 상승에 따른 코스트푸시(cost push)로 내수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고 포스코도 냉연재 가격 인상 의지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판매 가격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전문가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제철의 경우 봉형강류 부문의 비수기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03% 증가할 전망이고, 중국 보론 첨가 철근 및 선재 증치세 환급 폐지 기대감 등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제철 PBR은 현재 0.6~0.7배에 불과해, 시장에 뛰어들었던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구간에 위치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춘절 이후 급증한 중국 유통 재고 소진과 향후 제품 가격 인상폭 등에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내 교역가격 반등 여부가 관건"이라며 "동종업체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출하 단가 인상에 따른 이익 모멘텀이 기대되는 포스코, 증설 효과로 내년도 이익 성장성이 유효하고 단기이익 불확실성 여파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현대하이스코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자동차와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불안이 아직 남아있다"면서 "이에 철강업종의 본격적인 펀더멘털(내재가치)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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