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아웃도어·명품 대전만 매출 40~50%↑
주요 백화점이 최근 진행한 대규모 할인행사에서 목표치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소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할인 판매에만 소비자들이 몰리는 ‘체리피커’(실속형 소비자)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10일 서울 목동점에서 진행한 ‘대한민국 아웃도어 대전’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행사 때보다 43%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행사 기간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6일 전 점포에서 개최한 봄맞이 아웃도어 할인 행사에서 지난해 같은 행사보다 38% 증가한 매출을 올리며 목표를 10% 초과 달성했다.
명품 할인행사 실적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달 22~24일 개최한 해외명품대전에서 지난해보다 53% 증가한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명품대전 매출은 작년 행사보다 각각 34%와 46% 늘었다.
대규모 할인 행사가 성황을 이루는 것은 최근 백화점 전체 매출이 부진한 것과 대조된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2월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1.8%, 신세계백화점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달 들어서는 백화점 매출이 소폭 개선됐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7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었고 현대백화점에선 이달 들어 10일까지 8.5%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심리 개선보다는 아웃도어 기획전 등 대규모 행사가 성공을 거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1~2월 강추위 등의 영향으로 억제됐던 수요가 봄 신상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며 “할인행사에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 본격적인 소비회복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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