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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외평채 발행 '실패'신제윤 위기때 도와, '국제금융통'신제윤에 정책적 협조 앞장
- 위기때 도움 거절한 바클레이즈 등 일부 외국계 IB...신제윤 아직도 '연락 끊어'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등장으로 골드만삭스,씨티가 반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경제를 적극 지원한 데이어 여러차례 신제윤 내정자가 어려운 입장에 처해질 때마다 도와주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클레이즈 등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당시 처신을 잘못해 신제윤 내정자와 아직까지 껄끄러운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IB들은 각종 인허가와 제재권한을 가진 국내 금융당국의 수장과 관계가 틀어지면 향후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신제윤과 악연, 2008년 외평채 발행 주관사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제윤 내정자는 아직까지 바클레이즈를 비롯해 2008년 9월 한국이 금융위기에 처했을 때 돕지 않은 외국계 IB대표와는 개별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외국계 IB대표는 “신제윤 내정자는 자신이 가장 난처한 입장이었던 2008년 한국 금융위기 당시 적극적으로 한국을 돕지 않은 외국계 IB에 대해서는 강연회나 사적인 자리에서 여러차레 악감정을 표출해왔다"며 ”이 때문에 바클레이즈 등 일부 외국계 IB의 한국 대표들은 수차레 각종 인맥을 동원해 신제윤 내정자와 개별적인 만남을 추진했지만 신 내정자가 이를 모두 거절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 내정자가 일부 외국계 IB에 대해 ‘풀지못한’서운한 감정을 가진 사연은 이렇다.
신제윤 내정자에게 가장 아픈 추억은 2008년 9월 당시 신제윤 내정자가 주도했던 정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실패로 돌아온 것이었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사태 직후 달러화가 부족했던 한국 금융시장에 ‘9월 위기설'이 돌자, 당시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었던 신제윤 내정자는 “(우리 경제가) 위기인지 아닌지 보여주러 간다”며 외평채 발행 준비를 위해 해외로 출국했다. 당시 외평채 발행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바클레이즈 UBS HSBC 등 외국계 IB 5곳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외평채 발행 준비 작업은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까진 순조롭게 진행됐다. 당시 외평채 발행을 위한 유럽 로드쇼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아 발행 금리도 희망하는 수준에서 정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포기하면서 외평채 발행 주관사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되자, 외평채 발행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신제윤 내정자는 즉각 미국 뉴욕에서 발행 주관사 한국 대표 회의를 소집했다. 신 내정자는 “국가 위기 상황이다. 너희들의 애국심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당시 동석했던 한 외국계 IB대표는 ”외평채 발행 주관사 파산, 국가적 위기 상황에다 신제윤 내정자의 강압적인 어조에 눌려 대부분 IB 대표들이 잔뜩 긴장해 있었다"며 “한국을 어떻게 도울 지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뒤늦게 신뢰 회복한 골드만삭스
신제윤 내정자 역시 상당히 난처한 입장이됐다. “우리 경제가 위기인지 아닌지 보여주러 간다”는 호언장담이 거짓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경제와 신제윤 내정자를 돕기로 나선 몇몇 외국계 IB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날 뉴욕회의에서 신제윤 내정자의 압박으로 HSBC가 가장 먼저 지원을 약속했다. HSBC 서울지점을 통해 한국에 달러화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만 했다. 리먼브러더스 한국 대표는 파산돼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UBS 역시 유럽지역서 서브프라임 사태 최대 피해은행으로 본사 지원이 막혀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바클레이즈도 완곡한 어조로 지원을 거부했다.
지원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한 골드만삭스는 뒤늦게 ‘한국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동원했다. 골드만삭스는 전직 사장이자 당시 미국 재무부 장관인 헨리 폴슨을 설득하고 막강한 미국 재무부 인맥을 동원해 한미 통화스왑을 성사되는 데 일조했다. 외평채 발행주관사는 아니었지만 이전까지 외평채 발행 단골 주관사였던 씨티 역시 전직 재무부 장관 출신인 로버트 루빈 고문과 윌리엄 로즈 부회장을 동원,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장관(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를 설득하는 데 분위기를 조성했다. 반면 당시 한국을 돕지 않겠다고 나선 외국계 IB를 신제윤 내정자는 다시 만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바클레이즈는 한국 대표가 여러차레 비공식 채널을 통해 신제윤 내정자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거절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UBS 역시 당시 본사 사정으로 한국을 지원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한국과 미국 정부간 핫라인을 개설하고 협력관계를 굳건히 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며 ”1997년 외환위기때는 JP모건이 그 역할(한미 핫라인)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JP모건이 당시 한국 정부를 여러차레 속였던 점을 감안, 골드만삭스와 씨티의 역할만을 인정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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