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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기 기자] '언어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노희경 작가가 집필하는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연출 김규태)는 연일 명대사와 명장면을 쏟아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주인공 오수(조인성)와 오영(송혜교)의 대화는 시를 옮겨놓은 듯 절절한 가운데 명대사 베스트3를 꼽았다.
◆ "나 살아있으니까 살고 싶다!"(오수)
살기 위해 가짜 오수로 살아가려는 오수에게 문희선(정은지)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네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뭔데?"라고 묻자 오수는 "나 살아있으니까 살고 싶다"고 자조섞인 한 마디를 남긴다. 살아 있기 때문에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오수의 말은 힘들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 겨울'의 명대사였다.
◆ "내가 해치우기엔 넌 너무 쉬워!"(오수)
오영은 희선에게 오수가 돈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이에 오영은 자신이 죽으면 재산이 상속될 것이라며 돈이 필요하면 지금이라도 자신을 죽이라고 말한다. 오수는 오영에 오해라며 해명하며 "나 지금이라도 널 죽일 수 있고 기회도 여러 번 있었어. 내가 해치우기에 넌 너무 쉬워"라며 눈물을 흘렸다. 오수의 이 말은 오영에 대한 그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향후 두 사람의 운명에 대한 복선이 깔려 있다.
◆ "제 동생은 가구가 아닙니다!"(오수)
오수가 동생 오영을 데리고 외출하려고 하자 왕비서(배종옥)가 만류한다. 오영이 외출했다가 혹시 다치기라도 할까 걱정된다는 왕비서에게 오수는 "제 동생은 가구가 아닙니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이는 시각장애인은 위험하니 밖에 나오면 안 된다는 대중의 선입견에 일침을 가하는 '그 겨울'의 명대사라 할 수 있다.
◆ "많이 힘들겠다. 많이 아팠겠다. 그걸 먼저 물어야 되는 거 아니니?"(오영)
20여년 만에 동생을 찾아 온 오수. 하지만 그를 대하는 오영은 차갑기만 하다. 그런 태도를 다그치는 오수에게 오영은 "네가 떠날 땐 멀쩡했는데 21년 만에 네가 만난 난 눈이 안 보여. 그렇게 사랑했다면 너는 재산이니 소송이니를 말하기 이전에 '멀쩡하던 네 눈이 왜 그러냐' 그걸 먼저 물어야 되는 거 아니니? 많이 힘들겠다. 많이 아팠겠다. 이 오빠도 아프다"라고 오열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송혜교의 연기가 돋보였던 이 장면은 '그 겨울'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 "시각 장애인이 만지는 건 모두 무죄!"(오영)
다정한 시간을 보내던 오영은 오수에게 만져보고 싶다고 말한다. 오수가 "남자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것은 안 좋다"고 농담을 건네자 오영은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만져야 느낄 수 있어. 만져야 알 수가 있어. 그러니까 시각장애인이 만지는 것은 모두 무죄"라며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에게 있어 팔이 두껍고 목소리가 좋은 남자는 다 미남이야. 넌 그래서 미남이야. 여자는 팔이 가늘고 목소리가 예쁘면 미녀고. 어때? 이거저거 따지는 너네 정안인들보다 심플하지?"라고 말했다. 이는 미에 대한 기준을 겉으로 보이는 시각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선입견을 일침을 놓는 명대사였다.
◆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오영)
오영은 오수에게 또 다른 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그러자 오수는 마치 다른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듯 자신의 힘든 삶을 읊조리며 자신을 버린 엄마를 원망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에게 오영은 "니가 뭔데 그 사람을 용서해?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라고 말한다.
매 회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명대사와 명장면을 남기고 있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10부는 3월13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출처: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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